내가 어머니에게 화내지 않게 된 일
초딩 2학년 때 소풍 가는 날 아침이었음
나한테 엄청 귀여운 도시락통이 있었는데
난 그게 너무 싫었음 애 같아 보여서...
다른 애들 중엔 어른스러운(?)
도시락통 쓰는 애들도 있었거든
암튼 어머니가 새벽부터 도시락 준비해주셨는데
그 도시락통 생각이 나서 나도 일찍 일어났음
아니나 다를까 식탁에 그 도시락통이 펼쳐져 있었음
난 화가 나서 어머니에게
나 이 도시락통 싫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그게 왜~ 예쁜데~
하시니까 화가 더 나가지고
아직 음식도 안 들었고 도시락통 들어다 바닥에 집어던졌음
근데 그게 와장창 부숴질 줄은 몰랐는데
개박살이 났음;
그제서야 아 이거 잘못했단 생각은 들었는데
어머니 반응이 예상치 못한 거였음
어머니께선 부숴진 도시락통을 보시더니
그자리에 앉아서 우셨음
우시면서
"이거... ㅇㅇ이가 학교 가면 도시락 싸주려고
엄마가 ㅇㅇ이 생각하면서 샀던 거야...
이거 엄마한테 소중한 거야..."
그 모습 보고 그 말 듣는 순간
내가 엄청나게 잘못했구나
얼른 가서 울면서 죄송하다고 무릎 꿇었음
어머니도 그때 겨우 30대 초반이셨는데
어머니라는 이유로 여자로 보지 않았는데
그때 여자의 모습과 나에 대한 큰 사랑을 느꼈음
그 뒤로 지금까지 한번도 어머니께 화를 낸 적이 없음
내가 부순 도시락통 보시면서
자신에게 소중한 거라며 우시던 모습이 항상 생각나서...
대신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아버지랑은 언쟁을 넘어 막고라 뜨는 지경까지 싸우게 됐음
(근데 아부지 운동을 많이 하셔서 내가 많이 짐)
다행히 가족 관계에 지장은 없음




비슷한 기억 떠올라서 약간 울컥했네...
난 걍 어머니가 보통 장군감이 아니셔서 말싸움해봐야 내가 개쳐발려서 안싸우고 화도안냄
어릴 때는 부모님도 상처를 받고 흐느껴 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곤 하지
ㄹㅇ 이 때 부모님한테 잘못 크게 하면 평생 짐이 됨
와
우리집이였으면 부서진 도시락통 옆에 나도 같이 부서져서 누워있을거 같은데
근데 아부지 운동을 많이 하셔서 내가 많이 짐
초등학생 2학년이면 아부지가 운동을 안 하셔도 지잖아 ㅋㅋㅋ
효불놈
우리집은 뭐...정 반대여서...
글쓴이 그때 도시락통 안부숴졌으면 직장들어가서도 그 도시락통 들고다니면서 밥먹었을거같다는 상상 함
근데 아부지 운동을 많이 하셔서 내가 많이 짐
->몇번이겼냐 작성자야?
평생 안고 갈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