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화 블랙 백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영국 SIS의 고참 첩보원으로 근무하던 마이클 패스밴더 겸 조지.
조지는 내부의 누군가가 기밀 병기를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용의자를 다섯 명까지 좁힌다.
프레디.
팀원들보다 나이가 좀 먹은 이혼남.
성깔이 더러운 등신.
클라리사.
위의 프랭크와 사귀는 여직원.
어린 시절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과거가 있음.
조이.
SIS의 정신상담의사.
골수 카톨릭 신자이며 음담패설을 좋아함.
제임스.
위의 조이와 사귐.
최근 프레디를 누르고 승진한 모범생 스타일이며 그래서 프레디와는 사이가 좋지 않음.
캐슬린.
케이트 블란챗 겸 갈라드리엘.
조지가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아내.
어찌됐건 저 다섯 명 안에 범인이 있고, 조지는 일주일 안에 진범을 찾아야 수천수만명의 인명이 희생되는걸 막을 수 있는 상황.
젠틀한 영국 신사 겸 스파이답게, 조지는 아내에게 진실을 숨기고 위 사람들을 모두 저녁 파티에 초대한다.
음식에는 아주 적은 양의 자백제를 타서 속마음이 잘 나오게 수작을 부린 채로.
그리고 영국의 상류층 겸 교양있는 스파이 양반들은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데...
(프레디)
아 조지. 그거 유명하잖아요 당신네 아버지 얘기. 클라리사는 아직 못 들었던데!
자기야.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우리 끝내주는 조지가...
(캐슬린)
프레디. 그 얘기를 할거면 조지가 해야지
아무래도 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
아냐. 괜찮아.
우리 아버지는 우리처럼 스파이였어. SIS에 있었지.
직업의 특성상, 비밀을 만들기 쉬웠고 아내를 속이는 것도 너무 쉬웠어.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것도 쉬웠던거지.
난...
난 거짓말쟁이를 싫어해.
그래서 내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그짓을 하는 걸 녹화하고, 일요일 가족 식사 자리에서 틀어버렸지.
그때 내 나이가 37살이었고 나도 스파이였어.
내 부친은 모든걸 잃었지. 아내에겐 버림받고, 직장에선... 아들에게 감청당한 스파이를 누가 써주겠어?
30년간 우울증을 앓았다더군. 어떻게 됐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어.
(클라리사)
어우 씨... 조지...
진짜 대단하네요. 끝내줘요.
별말씀을.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게임 하나 할까?
각자의 결심을 말해보는거야. 새해 다짐처럼 말이야.
단, 자신 말고 옆 사람의 결심을 말하기로.
(조이)
그거 재밌겠는데요. 어디 제 옆이 내 남친 제임스니까...
그래. "다음엔 침대에서 꼭 그녀보다 더 오래 버티겠다" 이거지ㅋㅋㅋ
아니 야한 얘기가 뭐 어때요 우린 다 성인인데ㅋㅋㅋ
(제임스)
이거 좀 아픈데.
내가 장담하는데 다음 번 침대에선 아예 자지러지다 뻗게 만들어줄거야.
(프레디)
이래서 젊은 양반들은 문제야. 실속이 없거든 실속이ㅋㅋㅋ
겉만 번지르르하고 잘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내실이 없다고!
(제임스)
...그래. 늙은 사람들은 그게 문제지. 항상 죽는 날을 무서워하면서 호들갑을 떨거든.
내가 프레디 여친 클라리사의 결심을 말해볼 차례같은데,
"내가 왜 저 남자와 만나는지 알아내고야 말겠다." 어때?
(프레디)
하 저 새끼가 개수작을.
난 클라리사와 천생연분이라고, 서로를 상처주지 않고 서로에게 요구하지도 않는!
(클라리사)
그러면 내가 프레디의 결심을 말해볼께.
"다신 그녀와 자지 않겠다."
무슨 소리야.
너하고 난 속궁합이 아주 째져서...
나 말고.
그 여자 말하는거야.
...하. 넌 미친 정신병자야.
내가 빌어먹을 1년하고 6개월을 네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또 얹으시는구만!
미안하지만 네 아빠가 떠난 비극은 다들 겪는 일이고 그 얘긴 지루해 죽겠어.
그리고 더 좃같은 사실은 네가 거기에 크게 공헌했다는거야! 네 애비도 그 징징거리는 소리에 돌아버렸을 테니까!
1년 넘게 저 ㅆ년하고만 잤다고!!
....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런던 젝슨 호텔.
월요일 목요일은 회의가 있는 날이니 시간을 내서 빠져나오기 좋지. 나라도 그렇게 했을거야.
호텔비는 내연녀가 신용카드로 계산하고 자네는 현금을 절반 나눠주지만 그건 중요한 건 아니고.
조, 조지. 그게 무슨...
...앞서 말했듯. 난 거짓말쟁이를 싫어해.
(칼로 프레디 손을 푹찍해버리는 클라리사)
젠장, 젠장!
손 움직이지마, 칼 뽑으면 출혈이 더 번져!
일단 응급처치를...
아 진짜?
네가 한 모든 짓거리 중에서 가장 진부하고 지루한 건수였어!!
....
당연히 파티는 개판이 되고, 스파이들은 다음 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출근한다.
물론, 조지와 캐슬린을 포함해서.
과연 조지는 저 네 등신과 와이프 중 배신자를 골라낼 수 있을까?
그리고 영국 첩보부의 개막장 연애사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 첩보물, [블랙 백]이었습니다.
장점은 존나 재밌다는 것이고
단점은 상영관 다 털려서 지금 이 글을 봐도 영화 보기가 더럽게 어려울 거란 것이다.
와 캐스팅 보소
하아..경북은 없네..김..구..없구나 작성자 김경식 해도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