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설리번 건축사무소가 설계해 1894년 완공한 시카고 주식거래소 빌딩. Courtesy: The Art Insitute of Chicago.)
모더니즘: 인간 이성이 인간을 성장시킬 것이다! 인간 이성이 인간을 진보시킬 것이다!
1, 2차 세계대전 및 냉전:
ㅎㅎ 과연 그럴까? 인간의 이성이 인간을 파괴하던데?
인간의 이성이라고 하는 것을 인간이 의심해 봤어야지?
(프랑크푸르트 학파 등 당대 철학자들)
그렇습니다 모든 문제는 인간이 인간의 불완전한 이성을 너무 믿었기 때문에 문제인 겁니다
우리는 모더니티를 해체해야 합니다
(독일 학생운동)
그렇다! 우리는 모더니티의 산물인 기존의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실천' 해야 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위르겐 하버마스, 프랑크푸르트 학파)
아니 얘들아? 잘 하고 있긴 한데... 행동이 너무 과격하지 않냐?
그건 거의 좌파파시즘이라 불려야 돼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 하는 건 좋지 않아
(학생운동 측)
뭐?
아 아냐 우리의 철학을 주시는 분들이, 선생님들이 그럴 리가 없어
그쵸 아도르노 선생님? 선생님은 저희랑 많이 실천해주셨잖아요!
어흠...얘들아, 나는 하버마스 씨의 발언에 찬성이다.
(학생운동 측)
하... 아도르노 씨
(뀨?)
이거나 받으십쇼... 보아라!
우리의 테디 (아도르노의 애칭) 은 실천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실천하지 않는 이론은 '인형' 과 같지 않겠는가!
(학생운동 측)
세상에! 아도르노가 우리를 이렇게 배신할 줄이야...!
우리를 쫒아내기 위해 체제를 동원하다니!
제도가 된 아도르노는 이제 죽었다!
마르쿠제:
아도르노, 나도 저들의 의견에 찬성일세.
자네가 그리 했기 때문에, "우리의 옛날 연구소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학생운동 측)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어찌 학생들의 시위 앞에서 수업을 계속하는가!
아도르노 씨! 당신은 자아비판을 해야 합니다! 어찌 우리를 내쫒기 위해 경찰을 부를 수 있으며, 어찌 우리의 동지 크랄(한스 위르겐 크랄)에게 법적 소송을 할 수 있습니까! 사과하고, 자아비판을 하십시오!
"누가 평생동안 자본주의를 유지하게 만들었던, 친애하는 아도르노만이 지배하게 놔두는가! 고발자를 타도하라!"
아도르노:
... 모두에게 경고합니다. 5분의 시간을 줄 테니, 강의를 계속 듣던가, 아니면 나가십시오.
???:
저 체제에 굴복한 이가 끝까지 저러는군. 가라!
그러자 긴 가죽 재킷을 입은 세 명의 여성시위자가 갑자기 앞으로 나와서 연단 위의 아도르노를 에워쌌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은 그의 뺨에 립스틱 키스를 시도했고 나머지 둘은 장미와 튤립 꽃잎을 그의 머리 위에 뿌려댔다.
세 여자는 놀랍게도 페미니즘은 물론 운동권과도 관련없는 그냥 일반인이었다.
단지 과격파 남학생이 주도한 기획에 행동대원으로 동참했을 뿐.
심지어 세 여자들끼리도 초면이었고 이 '유방 테러' 이후에 접촉하지도 않았으며
이 사건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아도르노:
(극대노) ....이런.... 이런 일이.... 강의는 취소한다!
믿을 수가 없군... 정말... 정말 믿을수가 없습니다. 제가 목표물이 되다니요?
그렇지만 아도르노 씨, 당신의 이론은 그렇다면 실천이 없는 것 아닙니까?
실천 없는 이론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요?
아도르노:
"철학은 본질적으로 즉각적인 조치나 변화를 제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 남은 이론은 정확히 변화를 초래합니다.
내가 쓰는 방식(부정변증법)대로 생각하고 쓰는 것도 저항의 한 형태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한 번 쯤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론도 진정한 실천의 한 형태가 아닙니까?"
그러나... 우울하군요. 저는 요양을 가야 겠습니다.
마르쿠제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도 할 겸, 스위스로 가야겠어요.
아도르노씨 아시죠? 그 알프스로 가신다고 들었는데
지금 많이 몸이 안좋으시니까 산 타시면 안되요
제발
하지만 아도르노는 의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3000미터의 스위스의 산악을 탐방하던 아도르도는 하이킹 도중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날 늦게 스위스 Visp 지역의 병원으로 갔지만, 다음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이 때문에, 마르쿠제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마르쿠제:
....이 친구야...
...나와 아도르노의 "깊은 차이" 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약화되지 않을 공통성과 연대성' 에 근거한 것이라 봅니다.
호르크하이머 등의 기존의 비판이론가들은 여전히 비판받아 마땅하지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는 비판이론가들에 대한 비판은 멈추지 않았지만,
아도르노의 입장을 대변해주었던 하버마스와는 죽을 때까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말년의 하버마스는...
아.... 이게 대체. 단순한 대화와 이해가 필요했던 사건만으로 하나의 철학자가 사실상의 자살을 선택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