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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쟁이.. | 25/01/02 13:56 | 추천 35

쿠팡 7일차 후기 - 새해를 쿠팡에서 맞다 +6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564252858





근무 신청을 해도 출확이 잘 나지 않는 쿠팡에서

2024년 마지막 날 '허브 가능 하신분 회신 바랍니다'

나는 일 나가고 싶어서 '허브가능' 문자를 보냈고 곧바로 출확 문자가 옴

지난번에 허브 한번 갔다가 후덜덜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밥을 먹지 않고 초코바를 셔틀버스 안에서 까먹으면서 갔다

허브는 허리를 굽혀서 일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배가 부르면 더 힘들고 배고프면 힘이 안나니 초코바를 먹음

항공기 사고 여파로 애도기간 회식 금지 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물량이 많겠구나 직감하고 정말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다



근무 투입전 내가 좀 쪽팔리면서도 웃긴  상황을 만들었는데

모여서 캡틴 지시를 받고 각자 자신이 배정 받은 위치가  대형 모니터에 나오고

그거 보려고 사람들이 앞으로 와서 확인 한 뒤에 모니터 보면서 몸풀기 운동 뭐 이런걸  따라 하는데

나도 모니터 확인해서 내위치 확인 후

모니터 보고 따라서 몸풀기 운동 하다 옆을 보니 사람이 없어 슬쩍 뒤를 보니 나만 모니터 앞에서 체조 하고 있고 사람들이 다 뒤에 있는거다

순간 민망해서 사람들 있는데로 가니 침울 했던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음

첫날 나에게 도움 많이 줬던 옆 레일 사람도 있었는데 그 사람은 막 껄껄껄 웃었다 

항상 굳은 표정으로 있던 사람이 막 웃었음



역시나 이날은 잔업까지 할 정도로 물량이 엄청난 날이었는데

나와 직원 두명이 한 지역 캠프로  가는 두개 레일을 맡았다

참고로 쿠팡 센터에서 캠프로 보내주면 캠프에서 동단위로 소분해서 택배차에 싣고 배송 하는 시스템

원래 직원은 적재한 파레트 마무리 작업을 한뒤  자키로 끌고 도크에 뒷구멍 대고 있는 트럭에 넣는 작업을 하고

알바로 온 사원이 적재를 하는데 도저히 혼자 감당이 안될 정도로 물량이 많아서 

둘다 같이 적재 하고 직원이 파레트 끌고 간 사이 박스들이 줄을 서고 레일이 정지될 정도로 미친듯이 쏟아져 나옴

그럴때 마다 주황색 조끼 입은 관리자가 와서 같이 적재를 하며 코치를 해주는데

군시절 지오피 근무 투입할때 비장한 눈빛으로 투입전 근무자 신고 할때의 소초장의 눈빛

그 와중에 직원이 '와 좃나 나오네' 하길래 같이 키득거림

저녁먹기 전에 이미 거의 그로기 상태라

와 이상태로 남은 5시간 가능 할까 생각 하며 밥을 먹음



밥을 먹고 오후 중간조 라고 해서 밤 9시부터  5시간 짧게 일 시작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쿠팡에서 좃됬다 싶었는지 그 사람들을 엄청 많이 뽑았던거 같다

밥먹고 오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오면서 가동 안하던 레일들이 다 열리고 물량이 분산

그때 부터는 밥먹기 전 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레일로 쏟아져 나오는 거 다 처리 못해서 정지되길 여러번

이때 부터는 중간조로 온 옆 레일 사람들이 많이 도와 줌

너무 지쳐서 랲핑 속도가 떨어지니 레일에서 자꾸 밀리고 정지

같이 일했던 직원은 다른레일 4개가 열리면서 그거 파레트 옮기기 바빠서 적재 도와주지도 못 함

그러다 자정이 가까워 지자 밥먹기 전에 같이 일 했던 직원이

마감이 동대구 부터 시작 하는데 조금만 잘 참아라 하고서 격려를 해줌

그게 무슨 소리냐면 쿠팡 로켓배송을 정시에 하려면 새벽 3시전에  캠프로 가야 해서

더 이른 시간에 출발 하는 멀리 있는 지역 라인 부터 우선 순위로  상차를 해야 하는데 그게 마감

트럭들이 지역별로 출발 하는 정해진 시간이 있는 듯하고 그 시간 안에 상차를 해야 하는 것

난 센터 가까운  지역 레일이라 마감이 늦은데 타지역 레일 마감이 되면 지원 인력이 온다 소리였던 거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우리 라인으로 몰려 와서

자정 이후에 살았다 싶더라

출고일 할때는 많이 걷긴 하지만 힘들면 잠시 서서 쉴 수도 있고 끊임 없이 뭔가 하진 않는데

허브는 물량 터지면 잠시 숨돌릴 겨를도 없고 대책 없음



혼자가 좋다는 사람은 허브 가서 일하면 생각이 바뀐다

나 혼자서 다 해낼 수 없고 서로 협동 하지 않으면 너무 힘듬

예전 영화 징기스칸을 봤을때

자무카가 그의 곁을 떠나 독립 하려는 테무친에게

'초원에서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라고 말 하는 장면이 있는데

허브가 초원임


12월31일은 항상 술 마시며 재야의 종소리 들었었는데

쿠팡에서 연말과 신년을 맞은 나

퇴근길에 오늘 하루를 잘 견딘 내가 뿌듯 하고

왠지 새해에는 뭔가 달라질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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