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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비고.. | 09:41 | 추천 23

제 2차 연평해전 아들 떠나보낸 어머니의 글 +12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558405581






아들아 잘 지내고 있니.

오늘도 엄마는 너의 이름을 불러본단다.

네가 너무나 아파했기에 쓰리고 저미어 오는 가슴 가눌 길이 없구나.

?

중환자실에서 너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이,

눈 뜨고는 볼 수가 없었고 성한 데라고는 머리하고 왼손뿐이었어.

22개나 되는 링거줄에 의지하고 수많은 기계들.

3일 만에 죽었다가 심페기능 소생기술로 살아났다고 하더라.

?

한 달 되어가면서 의식을 찾은 내 아들.

왼쪽 다리 빼고 파편 때문에 대장은 망가졌고 소장은 일곱 군데 꿰매고,

배는 오픈 시켜 반창고로 붙여놨고 허리는 끊어졌고,

왼쪽 척추에 큰 파편이 있고 화상으로 인해서 푹 패어 그 밑에 인공항문.

?

오른쪽 다리엔 신경이 다쳤는지 감각도 없고 여기저기 파편 조각들이 상처를 내고 오른쪽 어깨에 총알이 들어있다.

뱃속에는 파편 쪼가리가 100개가 더 있다고 하더라.

?

깨어나면서 찾아오는 고통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입을 벌리면서 통증을 호소하니까, 입술이 찢어졌다.

?

날마다 떨어지는 저혈압.

수없이 수혈해도 혈소판은 떨어지고 생과사가 왔다갔다 한다.

?

교전 때 입은 충격일까.

총알이 날아오고 죽은 대장님이 달려든다며 네 환청에 시달리며 눈이 빨갛게 부어 잠 못들고 통증과 고통에 시달리면서 힘들어 하는 아들의 모습.

?

내 손을 잡고 울부짖는다.

?

이 힘든 통증을 어이해야할지.

?

침상에 누워 꼼짝도 못하는 아들.

안쓰럽고 불쌍하고 처참했다.

?

다리가 없다는 걸 알았는지 왼손으로 엉덩이쪽을 만지면서 흐느낀다.

‘엄마, 내다리 어디로 갔어. 저리고 아프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내 다리가 없어졌다.’

?

이런 현실 속에서 너와 우리 가족은 피눈물을 토했다.

네가 왜 총 맞고 병원에 누워있어야 하냐고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다.

?

너는 물만 한모금 삼켜도 장출혈이 심했다.

밤이 되면 통증은 더 무섭다고 했다.

?

긴 밤을 꼼짝도 못하고 뜬눈으로 지새우는 아들.

뼈에 사무치는 고통 때문에 차라리 엄마가 아프고 싶었다.

건강하고 씩씩한 아들이었다.

무능력한 부모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

너의 상처를 바라보며 사무쳐오는 슬픔을 되새길뿐.

?

겨우 고개를 돌려 문쪽만 바라보는 아 들.

아빠 엄마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정말 가슴이 아팠다.

불쌍하기도 하고.

?

이런 속에서 약간 호전되더니 점점 심해져 2002년 9월 1일 중환자실로 내려갔다.

?

주렁주렁 매달린 약병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많은 상처에는 도움이 별로 되지 못했다.

?

엄청난 상처를 뒤로 한 채 9월 20일 새벽,

저 멀리 하늘 나라로 가버렸다.

그 힘든 통증 속에서도 살아준 내 아들에게 고마웠다.

?

대전에 너를 묻고 쏟아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엄마는 왜 이리 슬프고 초라한지 서글퍼진다.

6월 29일 국군수도병원으로 간 우리 가족은 가을이 되어서 피멍진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

아들에 대한 보고픔, 웃음을 잃어버린 가족들,

내 젊은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

대전을 수없이 다니면서 아들이 한없이 보고싶다.

?

처음엔 전사자 여섯 가족은 서먹서먹했지만 자주 만나다보니 요새는 친하게 지낸다.

?

2002년은 힘들고 고통을 주는 씁씁할 한 해였다.

내 응어리진 가슴에 한을 남겼다.

?

무슨 약으로도 치유가 안된다.

평생 흘릴 눈물을 쏟아 버렸다.

?

새해가 밝아오지만 아들에 대한 보고픔은 더욱 간절했다.

?

한국주둔 미사령관이 위로의 편지를 보내왔다.

?

최고의 대우와 예우를 한다던 정부와 기관은 전화는커녕 편지 한 통 없다. 국방부도.

?

내 젊은 아들은 어느 나라,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말인가.

?

화가 치밀고 분통이 터졌다.

과연 우발이었을까 누가 책임을 진단말인가.

?

모 신문 인터뷰에서 국정원 내정자라고 한 서동만 교수는 서해교전은 김정일 책임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죽었단 말인가.

?

많은 상처를 안은 부모 마음으로는 이해가가지 않았다.

?

화가 치밀어올라 청와대 민원실로 전화했다.

이런 미친인간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내정자로 뽑으면 안된다고 항의했다.

국방부에도 항의했다.

지금까지 소식이 없고.

?

2003년 6월 11일 기다리던 아들의 제대날이다.

대문을 열고 ‘나 왔어’ 하는 소리가 귀에 들어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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