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실행파일들을 모두 USB에 담은 뒤, 책상위에 놓아두고 코드들(?)을 보며, 오늘 봤던 화면과 가장 일치하는 녀석들을 찾아 보았음.
내가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그 많은 화면 구성들을 다 기억할 순 없기에...하아..
하지만 그렇게 라도 봐둔 화면이 큰 도움을 주었음.
적어도 ATT_장미.zip, ATT_튤립.zip, ATT_진달래.zip 녀석들은 UI가 너무 엉성했음.
아마 굉장히 과거의 코드이거나, 전혀 다른 Site에 납품된 녀석들 같음.
프로젝트 3개가 정리 되었음.
ATT_매화.zip, ATT_모란.zip
이녀석들은 현장에서 본 화면과 큰 차이가 없어서 구분이 불가. 적어도 둘 중 하나임.
이 업무는 전혀 '가이드'가 없기에, 일단 각 프로젝트별 최신 코드들만 띄워놓고
녀석들의 '공통점'을 분석했음. 사실 개발자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
ATT라는 설비 자체는 단일 설비라는 거임. 스테이지의 개수가 좀 다를 뿐이지 '검사'의 영역은 특별하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런 공통점을 비교했을 때, 프로젝트 '매화'와 '모란'은 차이점이 있었음.
Thread 구조가 달랐음.
매화의 경우 코드가 제법 초기에 작성된 느낌이었고, 스테이지에 검사 신호가 들어왔을 때 Task.Run을 통해 Thread를 생성하여 비동기로 검사 동작이 이루어졌음.
[추위속에서 정갈하게 피어나는 한 송이 매화처럼, 정갈하며 깔끔함.]
모란의 경우 각 스테이지 별로 미리 Thread가 생성이 되어 계속 도는 구조였음. 그리고 코드가 방대했고, 매화에 비해 근본 없었음. ㅋㅋㅋㅋㅋㅋ
[부귀영화와 화려함을 상징하듯 코드가 방대하고 사방으로 퍼져 근본없이 얽혀있음.]
솔직히...둘다 근본없긴 하지만 그래도 매화의 경우 코드의 '원류' 정도는 보였음.
이 역시 긍정적인 신호임. 매화를 먼저 분석하고, 모란을 분석하는 순서가 적절해 보임.
또한 천만 다행스럽게 두 프로젝트의 검사 알고리즘은 똑 같았음.
사실 제일 보기 힘들었던게 xaml인데.. 정말 이과장이란 사람이 UI 전문 개발자였나 싶을 정도로 허접했음. 컨트롤이나 배치에 따라 방식을 바꿔가며 손대기 쉽게 초식을 운용할 수 있을진데..
이 사람은 검의 기초인 '삼재검법' 만을 사용했음.
개발방법이야 왕도란 없고, 개인의 취향도 존중 받아야 됨.
적어도 이과장의 xaml은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음.
고급 검법을 사용하면 코드가 깔끔해짐. 그리고 깔끔 해지는 만큼 가독성이 떨어짐.
깔끔한데 가독성이 떨어진다니 무슨 X소린가 할 개발자들이 있을거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가독성은....이건 그냥 내 스타일로 표현.
나는 개발을 하며, 머리속에 각각을 '개념 덩어리'를 만듦.
그리고 그 개념 덩어리들의 '관계'를 그려냄. 즉, 코딩을 하며 머리속에 다이어그램을 그림.
그러한 관계를 파악하는 '실마리'를 반드시 남기며 코드를 짬.
오직 고급 검법만을 쓰면 코드가 간단해지는 만큼 관계의 실마리가 옅어지는 느낌을 받음.
내 머리속에 다이어그램이 연결성이 모호해지는거임.
그럴때는 초급검법을 섞어 주며, 관계의 '실마리'를 남겨 두는 방식임.
즉, 캐릭터의 스킬을 조합 할 때, MP와 쿨타임을 많이 잡아먹는 강력한 기술을 배우 되,
MP 소모와 쿨타임은 적으나 국밥집 처럼 애용할 수 있는 작은 스킬들을 함께 조합해야 캐릭터의 완성도가 올라간다는 개념.
이과장의 xaml은 오로지 삼재검법(초급검법)만을 사용하기에 장황하고 양이 방대하여 살펴봐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거임..
***
잠시 휴식하며 담배를 피는데 시계가 새벽 1시였음.
그리고 복도에서 술취한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음.
쿵쾅쿵쾅...
"으아아~~이사님~~~그만 잡으세요~~~"
"마!! 간만에 같이 중국 나왔는데!!으이!? 행님하고 한잔 더하자!!"
쿵쾅쿵쾅...
"아이고오오~~~저는 내일 일해야 됩니다아아~~~~"
"와이씨....진짜 이라기가!? 어이??!"
"봐라봐라. 성차장. 나가가 맥주 좀 더 사온나."
"네에에에~~~"
쿵쾅쿵쾅...
"꾀돌아! 내새끼야!! 일로온나!! 한 잔 더 묵고 자자!!!"
"아이고 차암~ 백이사니이이임~~우리 이제 다른 식굽니더~~~"
"백이사!? 야이 새퀴야!! 행님 해봐라 행님!!"
"다시 온나~~어이!? 니 거기 재밌나?! 재밌어서 댕기나!!!"
"어데요!!? 재밌어서 댕기는 직장이 어딨습니꺼??"
"니 오늘 일 잘하데~~~!! 뭐하러 냥이(대표)같은 아 밑에 있노??으이??!"
"하이고오~~고만 좀 미워하이소~! 냥이 가가 열심히 사는 아아 입니더!!"
"조동아리만 열심히 살것지~~~가자~~행님하고 더 놀ㅈ##!$#$#!"
"에라이 모르겠다!! 갑시다 가!!!"
..........
.......
.....
[와 씨X. 일 할맛 안나네 ㅡㅡ]
노트북을 덮었음.
꾀돌이 이사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백이사 손바닥 위에서 노네...
우리 회사 입장에서 오늘의 상황을 집중해 보면 그들은 검사기에 큰 관심이 없음.
중국 나온거는 지들 똥 치우러 나올 핑계로 검사기 팔아먹은거고...
애초에 검사기는 큰 기대도 없고..
운이 좋아 내가 프로그램을 잘 해결하면?
백이사의 '판단' 덕분에 수십억의 잔금을 회수한 공이 됨.
내가 프로그램을 해결 못하면?
성과 없이 우리 회사에 불필요한 출장비만 지급하게 되겠지..
어차피 접을 비전사업..잘 안되도 눈치는 좀 보일 지언정 금전적 큰 손해는 없음.
또한 부차적인 이득도 있음. 본딩기 라면 S급 인력인 꾀돌이 이사,
그리고 우리 십장 사무소에 '부채감'을 지워줄 수 있음.
2013년도와는 다르게 요즘 업계 상황이 많이 바뀌었음.
이 피곤한 업계에 유입되는 젊은 사람들이 부족함.
예전에는 제조팀만 한국인 3~40명씩 있었음.
이제는 K테크에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쓰는 입장임.
백이사가 우리 대표를 그리도 싫어하는 이유가 그거임.
자기가 그렇게 길들이고 키워온, 이제 자신의 손, 발 역할을 제대로 해 줄 수 있는
시니어로 키우자마자 꼬셔서 빼먹어 버렸으니까.
[백이사 그는 오판을 했던 거임]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강력한 '위계'에 묵묵히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허허..니들도 우리 같은 묵직한 구렁이 들이구나. 묵직하게 자라다오...하고 있었는데,
왠 꽃뱀의 화려한 구애에 홀라당 다 넘어갔으니...
백이사의 오판...
..............
..........
......
27살때 내가 봤던 꾀돌이 이사는 인정 욕구가 강했던 사람임.
인정받고 싶어 주변 살피고, 생각하니 눈썰미가 생겼고, '조립', '세팅' 분야에서는
눈썰미가 곧 '실력'인 세상이니 적성에 참 잘 맞았다고 생각함.
하지만 그의 최대 약점은 바로 '손해' 보는걸 병적으로 싫어했음.
업무 일상속에 항상 힌트가 있었음.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꾀돌이 이사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알 수 밖에 없는식으로 일을 해왔음.
1. 13년도 동관에서의 추석.
백이사와 제조팀들 추석에 고향간다니까
"제가 중국에 남아서 총대 매겠습니다!! 다들 가정을 챙기십쇼!!"
하면서도 집에 있는 애기들 사진보여주기.....
2. 입버릇. "다 제 잘못 입니다.", "총대 멜께!"
저딴 소리 하는 놈들 중에 진짜 제 잘못인 줄 아는 놈은 없음.
제조팀에서 '보고'로 따지면 꾀돌이 이사만큼 철저하게 보고하는 사람이 없었음.
모든 업무 과정을 상세히를 넘어 자질구레하게 밑에 직원들 똥 치워준거 다 적어서 보고해놓고
"다 제 잘못 입니다..!"
그런다고 누가 믿어주냐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백이사가 꾀돌이 이사를 제대로 키우고자 했다면
그의 드러내고 싶은 인정욕구를 좋은 방향(生)으로 유도하여 '성장력'으로 키워줘야 했음.
그의 단점 '손해' 보기 싫어하는 성격을 '리스크 관리'로 크도록 키워 줘야했음.
그 방향이 반대로 가면 같은 기질이라도 인정욕구는 '생색'과 '질투'로 변하고,
손해 보기 싫어하는 '리스크 관리'는 '얕은 꾀', '책임회피'로 변해버림.
살을 내어 줘야 뼈를 칠 수 있는데, 살을 내어 주지 못하니 영원히 뼈를 칠 수 없지...
[아 진짜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 쓸데없는 생각...잠이나 자자...]
***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보니 정확히 내가 알람 맞춰놓은 7시에서 딱 10분 전. 6시 50분.
나는 27살 첫 중국 출장 첫날에 늦잠을 잤다가 벌어졌던
제조팀과의 트라우마에 여전히 생체시계가 작동중.
그 단 한번의 잘못끼운 첫 단추가, 나를 2개월만에 중국어를 배우고,
실력을 키워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나비효과를 만들었음.
서둘러 씻고 옷을 입은채로 USB부터 주머니에 욱여 넣었음.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어 밖에 나가 중국의 아침 거리를 구경했음.
로비 앞 정문 계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뒤에서 백이사 인사가 들려왔음.
"와. 소장님 굉장히 일찍 일어나셨네요. ㅎㅎㅎ"
[와. 무섭네 무서워. 그렇게 술먹고 꼭두새벽에 나와서 등수 매기러 나왔네 ㅋㅋㅋ]
내가 웃으며
"제가 중국 첫날에 늦잠 잤다가 호되게 혼났지 않습니까?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지나고 보니 이젠 제가 1등입니다? ㅋㅋ"
"아직도 기억합니까? ㅋㅋ"
"제 성격 아시겠지만, 그날 이후로 다른 회사 가서도 한번도 중국에서 늦잠잔적 없습니다 ㅋ"
"왜요? ㅋㅋ 굉장히 피곤하게 사시네 ㅋㅋㅋ"
"그게 지나고 보니 백이사님한테 죄송하더라고요. 그까짓거 그냥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했었으면 어련히 정리해 주셨을텐데. ㅋㅋ 그때는 짐싸고 가라고 하시니까 놀래가지고 ㅎㅎㅎ"
"나도 과했지요 ㅋㅋ"
"장비업계 몇년 일해 보니까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일부러 한게 아닌데 꼭 일부러 괴롭힌거 같고 ㅎㅎ"
"뭐 없지는 않았지요 우리가 ㅎㅎㅎ 다 젊었을 때 아닙니까."
"그렇네요. 지금 제가 그때 백이사님 나이보다 많네요ㅎ 그때 아마 37살? 맞아요?"
"기억력 좋으시네 ㅎㅎ 이제는 술도 많이 못먹습니다. 담배도 끊었고."
"어제 많이 마시지 않으셨어요? ㅋ 그러고 보니 담배를 안태우신다 싶었는데.."
"예전이랑 다릅니데이. 저도 이제 건강챙겨야지요. 많이 굴렀다 아입니까?"
"따님은 잘 있나요? ㅋ"
"이제 21살입니다. ㅋㅋ 지 혼자 중국말 배운다고 중국여행 다닙니더~"
"우와....21살이요? ㅋㅋㅋ 그나이에 중국이라..범으로 키우실라고요?"
"아바이가 중국에 맨날 돌아댕기니 지도 궁금했나봅니더. ㅎㅎ"
"묵직한 아버지를 존경헀나 보죠 ㅎㅎ"
"...지 살길 지가 찾나보지요 ㅎㅎ"
그렇게 서로 TMI를 하다보니 성차장과 양이사가 나왔음.
"꾀돌이 이사는 못일어 납디다. 그냥 우리끼리 밥이나 먹으러 가지요."
[허허...;; 입장정리 못하시네....]
백이사 왈
"OO(꾀돌이 이사 이름)가 요즘 살만 한갑네~"
[이사님. K테크 돌아가면 안되겠네요. 구렁이의 시험에 떨어지셨네....]
"소장님. 저 앞에 면집이 진짜 맛있는거 있습니데이. 같이 가시죠~"
"네 이사님. ㅎㅎ 사드리고 싶은데 참..."
"보소. 함부대로 가오죽게 현찰 꺼내지 마소. 옆에 있는 우리가 X팔리니까.ㅎ"
"아 눼...뭐...굳이 사주신다는데.."
[친근한듯 선심쓰듯 하면서도 주도권(부채감)은 유지하는구만. 여전히 구렁이네.]
사람의 기질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다만 나이를 먹으며 표출하는 방식이 노련해질 뿐..
[긴장 빠짝 하시오. 나라고 숨만 쉬며 살아온건 아니오~]
K테크 3인방과 면을 먹고 8시 반쯤 내려온 박과장과 합류하여 공장으로 향했음.
[꾀돌이 이사는 결국 그날 출근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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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여전 하시네요....ㅋㅋ
감사합니다
MOVE_HUMORBEST/1797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