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가 옥타비아 E. 버틀러의
대표작 시리즈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와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는
기후 변화와 재해로 미국이 만신창이가 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을 다루고 있다.
소설은 2024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시작하여 2030년대까지 이어진다.
소설 속에서 미국은 앤드류 스틸 재럿이라는
기독교 극단종파의 목사 출신 인물이 종교와
선동, 극단적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혼란에 빠져든다.
특히 재럿의 '크루세이더'라는 극단적 지지세력은
사실상 공권력이 희미해진 미국 전역에서 자경단 겸
심판관 행세를 하며 노숙인, 부랑자, 타종교 및 타기독교종파,
유색인종 등을 무단으로 납치하거나 살해, 노예화하는
막장 짓들을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르기도 한다.
자원전쟁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국제전쟁을
겪은 미국은 비록 패배하지는 않았지만
부실해져가는 내정에 전쟁들이 연이어 겹친 탓에
공공사업과 인프라 관리에 소홀해지고
공권력/행정력이 줄어들면서
주 정부들은 사실상 독립하여
주경계를 폐쇄하고 각자 도생하는 처지가 된다.
기후변화로 미국 서부와 남부는 황무지가
되어 사람이 살기 힘든 불모지라
소수의 생존자들이 정착촌을 띄엄띄엄
세우고 장벽을 둘러싼채 살아간다.
재럿이 당선되기 전 미국의 혼란기에 알래스카 주는
독립을 선포하여 미합중국과 갈라서기도 한다.
재럿 대통령은 취임후 알래스카를 다시 수복한다는 명분으로
캐나다-알래스카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수많은 그의 추종자들이 한동안 열렬히 참전하지만
결국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난다.
재럿 대통령은 결국 전쟁에 대한 책임,
미국내에서 벌어진 마녀사냥들을 방관,묵인한
책임을 물어 2036년 재선에 실패하고
술에 절어 지내다 사망한다.
미국 남부와 서부는 사람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된다.
물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사람들은 부랑자나 길거리의 빈민이 되거나,
장벽을 세워 폐쇄형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간다.
물론 그런 공동체나 얼마 안 남은 집들을
약탈하기 위한 갱단과 약탈꾼들이
황무지에 속출하면서 매순간 위험이 도사린다.
대부분의 크고 작은 도시는 이미 폐허가 되어 있거나
범죄와 방화, 치안의 부족으로 기능을 잃어간다.
공동체에 들어가지 못하는 빈민들은
그냥 황야에서 아사하거나,
아니면 악착같이 야생동물을 잡아먹어야 하며
때론 자기 가족을 노예로 팔아서라도
생명을 유지하는 등 비참한 생활이 반복된다.
사람이 기르던 개들은 야생에 풀려나
무리를 지어 몰려 다니며
사람을 적극적으로 사냥하기도 해
들개 무리와 사람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폐쇄형 공동체도 갱단의 침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살아남은 사람들 중 여력이 되는 이들은
남은 짐을 모아 미국 북부, 캐나다, 알래스카를
향해 도보나 자전거 또는 차를 타고 이동한다.
고속도로를 관리하고 유지보수 할 자원도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도로에는 북쪽으로 이동하는 난민 떼가
끝도 없이 늘어서게 된다.
고속도로 주변에는 임시로 정착한 빈민촌과
이주하는 난민을 상대 장사하는 간이 상인,
그들을 노리는 약탈꾼과 소매치기, 고아들이
뒤엉켜있어 여전히 방심할 수 없다.
늙었거나, 다쳤거나, 혼자서 이동하거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는 난민들은
무리 지어 습격하는 도둑과 패거리에게
대놓고 낮에 물건을 뺏기거나 심지어 납치 당해도
주변에서 관심을 갖거나 도와주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마.약 중독으로
'파이로(Pyro)' 또는 '로'로 불리는 약이 남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이 약에 중독되면 불을 지르거나, 불을 보고
열기를 느끼는 것에서 성행위 이상의
쾌감을 느껴 방화광이 되어버린다.
중독의 정도가 심해지면 물건을
태우는걸 넘어 동물과 사람도 태우다가
결국 자기 자신마저 불길에 뛰어든다.
중독자들은 매춘, 인신매매, 살인과 약탈 등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약을 구입하여
그나마 남은 도시, 시설물과 인프라,
공동체, 자연 생태계 여기저기에
불을 지르고 다니기 때문에 가뜩이나
황폐해진 남부는 사실상 복구가 힘들어진다.
서부와 남부에도 몇몇 중심지에는 경찰서, 소방서,
대학 등의 기관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무력해진 연방정부와 살아남기 바쁜 주정부에게
큰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신고를 접수 받아도
화재나 사건현장에 출동조차 하지 않거나
오히려 수수료 명목으로 공동체에게서
추가적인 요금을 징수해간다.
당장 생존에 급급한 상황이다보니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문맹이 되었으며 그들을 가르칠 교육자들은
배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역으로 어떻게든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개인은 고급 인력으로 취급받아 현금을
대가로 받는 임시직이나 직업을 얻거나,
때론 범죄조직에 가담하여 그들을 도와주는 대가로
먹고 살 길을 얻기도 한다.
가령 도시와 부호들에게서 공산품과
물건들을 훔쳐오고도 정작 사용설명서를
읽을 줄 몰라 묵혀두기만 하던 갱단은
글을 아는 소년을 고용해 조직원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범죄와 밀려드는 빈민에 지친
지방도시들은 자신들의 토지와 자원,
노동력을 기업에 팔아넘기기도 한다.
기업들은 해당지역의 전력과 에너지를 복구한 뒤
자신들만의 자치권을 주정부로부터 승인받아
기업 도시국가를 만든다.
공장을 세우고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사람을 고용하지만 현금을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며 설령 주더라도 기업 도시에서만
사용되는 임시전표를 발행한다.
또한 노동의 제공되는 대가보다 훨씬 높은
시설사용료, 전력비, 임대료 등을 명목으로
부채를 뒤집어 씌워 사실상의 공장노예로 전락시킨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지구를 벗어나기 위한
화성과 우주 진출/개척 프로젝트는
앤드류 스틸 재럿의 전임 대통령이었던
크리스토퍼 도너가 대통령일 당시 모두 폐지되면서
민간기업에 팔려나간다.
사업가와 국제기업들이 빈민을 거둬들여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보호와 환경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금을 줄 필요도 없이 최소한의 숙식만 제공할 수 있게 바뀐다.
결국 미국 남부는 죽음과 폐허만이 가득한
무인지대가 되어버리고 북부는 노예제가
부활하는 시궁창이 된다.
시기적으로나, 소설 속 상황으로나
옥타비아 버틀러의 우화 시리즈는 1990년대 작품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마다 미국에서 주목받았다.
ㄹㅇ 미국의 미래가 저럴거 같음
이디오크러시가 희망편인줄 누가알았겠는가
자기가 쓴 디스토피아물이 점점 실현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대체...
요즘 스타워즈 3편이 참 많이 등장한단 말이지...
트루먼!!!!!!!!FDR!!!!!!당신들의 위대한 나라가 망해가고 있소!!!!
과연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