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십테크에 막 입사했을 때...
당시만 해도 냥이 형은 나름 부지런하게 영업을 하러 다녔음.
물론, 그도 생각이 있겠지..하는 마음에 정확히 어떤 업체 문을 두드리고
다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음.
[설마 주제도 모르고 대기업 문 두드리고 다닐 줄 아찌 알겠나;;]
다 짬바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내가 프로그램 시니어가 되었듯,
그들은 영업의 시니어, 설비의 시니어들이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이었음.
또한 당장 내 눈에 보이던건, 조만간 있을 중견 자동차기업의 수주가 확보되어 있다는것.
해당 수주는 '실체'가 있었음. 임원들과 업체를 실제 방문하고, 미팅도 했음.
십테크 내 '기구설계', '전장', '제어' 인원이 없는걸 확인하였고,
나의 간언에 경영진 전체가 외부 협력업체를 섭외하러 다니기도 하였음.
당시 OO금 국책사업이라고, 대규모 공단을 만드는 국가 사업이 있었는데
그곳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중견 자동차 기업이 무려 200억의 국가
투자금을 받아 그곳에 대규모 전기차 생산라인을 만드는 어마어마한 공사였음.
그리고 그 큰 사업을 맡은 기업의 설비 수주를 일개 십테크 대표가 얻어온거임.
당시 수주를 하면 4~50억 정도의 매출을 기대했었음.
그 때문에 나 역시 이 내용을 확인하고 이직을 결정하기도 했었음.
물론 첫 회사에서 28살 냥이 형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간인지
파악을 해두고 있긴 했음. 하지만 8년이라는 시간과 나의 긍정적 변화에 자만하고,
당시 눈에 보이던 큰 사업에 '욕심'이 나다보니..
사회에는 시간에 정직하게 발전하는 사람보다 그게아닌 꼼수에 의존하는 인간들이
더 많다는 전형적인 상식을 간과했던거임.
당시 나는 실제 개발에 착수했고, 특이한 방식의 검사 알고리즘도 구현하여
예상보다 빠르고 직관적 결과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완성해놓은 상태였음.
이걸 특허출원도 하였고(경영진에서), 그걸로 모 은행에서 10억의 투자도 받았음.
그렇게 투자 받은 돈으로 기구설계도 외주업체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자재들도 입고가 되던 상황으로 순탄하게 잘 나갔었음.
허나 이상하게, 프로젝트 일정이 뒤로 밀리는 거임.
그게 1개월, 그다음엔 2개월, 그랬다가 내년 초로.. 하지만 크게 이상함을 느끼진 않았음.
그렇게 쉬는동안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딥러닝을 열심히 공부했음.
내가 수학자도 아니고, 석박사도 아니기에 주제에 안맞는 수학원리 영역을 건들진 않았음.
다만 그 '원리' 와 '시퀀스', 네트워크를 이해하고, 텐서플로나 파이선을 이용해
학습과 구현을 할 수 있는 정도로 공부했음.
이 역시, 내가 직접 개발을 주도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음. 향후 전문가들과 협업을 할 때
그들이 제대로 하고있는지? 업무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소양'을 쌓은거임.
그렇게 입사 8개월차가 되어갈 때 쯤, 통풍이의 영입이 이루어졌고
나는 부푼꿈을 안고 무쌍이에게 연락을 했던거임.
................
...........
.......
그렇게 무쌍이가 십테크를 방문하게 된 거였고.
나: 대표님! 만약에 슬텍을 만든다면 이 친구를 꼭 영입할까 합니다 ㅋㅋ 핵심 멤버에요.
무쌍이: 아니 ㅋㅋ 우리끼리 장난친 그런 얘길 대표님께 왜 했어요 ㅋㅋㅋ
대표님: 아아..ㅋ 무쌍씨. 농담 아니고. 저는 진짜 밀어 줄 생각이 있어요. 영업이나 관리는 내가 처리해 줄테니
프로그래머의 회사를 만든다면 언제든 지원해 줄 생각이 있어요.
무쌍이: 음…일단 당장은 시기 상조구요.
언젠가는…기회가 된다면 저도 사업을 해보고 싶긴 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요 ㅎ
대표님: 오. 생각이 있다니. 완전히 장난은 아니었나보네요.
나: 무쌍아 진짜 슬텍 고고 할꺼!?
냥이 형과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얘길 했음.
당시 냥이 형이 뜬구름 잡는 소리를 좀 했는데...
"무쌍씨. 저는요 꿈이 큽니다. 소프트웨어라는게 비전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잖아요!?"
"그렇죠."
[냥이형. 아니야. 무쌍이는 실제하는 '실력'을 보는 사람이지 형의 '꿈', '열정' 따위 보지않아.]
"비전 하나만 볼게 아니라,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모바일 서비스 등등.. 돈 벌 분야는 많아요! 인마나 무쌍씨 같은 시니어 개발자들이 실력발휘 하기에는 비전업계는 좁아요!"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음.
[냥이 형. 아니야. 우리 무쌍이는 그딴 뜬구름은 극혐 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좁다'는게 기술적 난이도가 '낮다'는 의미가 아냐..]
무쌍이는 싸늘하게 말했었음.
"그렇긴 합니다만 대표님. 하지만 사업이라는건 주력하는 주제가 있어야 겠지요. 지금 시기에 비전사업이 아닌 다른 방향을 바라보시면 안되지 않나요? 우리 인마씨 입사한지 얼마나 됐다고요."
천하의 냥이형도 무쌍이의 하드웨어와 호랑이 기운앞에는 개기지 않았음.
"아아...;당연하죠. 제 말씀은 훗날. 우리 사업이 자리잡은 훗날에 얘기입니다."
"네. 일단은 자리부터 잡고, 얘기하는게 좋겠죠."
...............
...........
.......
식사 자리가 끝나고 무쌍이를 배웅하기 전 둘이서 커피를 마셨음.
무쌍이가 딱딱한 얼굴로 말했음.
"인마씨...."
"알아...당신이 무슨 생각인지..저 형이...저 주댕이가 좀 나대는 경향이 있어요."
살짝 부끄러웠음. 무쌍이를 너무나 잘 알고.
그런 무쌍이 앞에서...하필 내가고른 '패'의 수준이 함량 미달인걸 들킨 기분.
하지만..그 패가 수준이 떨어져도 어쨌든 4~50억짜리 수주가 코앞이었음.
"인마씨는 저분을 예전부터 아셨다고 하셨죠? 그런 서사나 배경을 제외하고 오늘 제가 본 저 대표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주고 싶어요."
"네. 하십쇼 ㅠㅠ"
"일단 저 양반은...사업에대한 주제가 없어요. 목표만 있죠."
"어떤 목표?"
"그냥 돈만 벌면 됩니다. 애초에 저 사람은 비전사업을 할 생각이 없어보여요."
"저...하지만;; 조만간 50억짜리 수주를 딸거에요. 저도 미팅 다니면서 직접봤는데 실제로 프로세스가 돌아가고 있어요."
"그럼 이번 한번 요행으로 반짝~ 한걸 거에요. 위험한게 뭐냐면 저 양반은 비전사업하다가도 갑자기 떡볶이 장사가 돈이 된다 생각되면 떡볶이 사업을 할 거에요. 양말이 잘 팔린다 그러면 양말장사를 할 사람이죠."
"음.....그래요...헬스케어니 바이오니..제약회사니 나대긴 했죠."
"냉정하게 말해보면 뇌절 어그로 사기꾼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죄송합니다 ㅠ"
"왜 인마씨가 죄송해요 ㅋㅋㅋㅋ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아뇨. 죄송해야죠. 저는 사실 무쌍씨 당신이 선물처럼 안겨 준 동료들과 정을 쌓고 공부해왔죠."
"...........;;"
"즉..원년 멤버는 아닙니다."
"에이!! 왜 그런 소리를 해요!!"
"사실이니까요. 그런 와중에 무쌍씨 소중한 친구인 통풍이를 저 뇌절 어그로 꾼 회사로 끌어들였습니다. 아마...걱정이 되시겠지요."
"솔직히...저도 같이 해보고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우리 셋이 즐겁던 그 때처럼.. 근데 그게 안될것 같아 많이 씁쓸합니다. 절대 인마씨한테 사과 받으려고 한 얘기가 아니에요."
"제가...저질렀으니. 지켜 내겠습니다. 제가 부른 통풍이. 적어도 우리가. 이용당하고 팽당하지 않도록..항시 경계하고 신중하겠습니다."
"저야 뭐..인마씨 믿죠. 다만 최근에는 조금 단꿈을 꾸시는것 같지만..이제는 저도 안심이 되겠네요 ㅎㅎ"
".........ㅎㅎㅎ"
.............
그나마 다행인건, 통풍이가 합류한 뒤에 보니 몸상태가 엉망이었다는것..
장비업계에서 현장에 치이다보면 자연스러운 술 담배의 원인으로
통풍이 악화되어 식단조절과 운동이 필요했고, 혈당도 높고 콜레스테롤도...
무쌍이가 그런 사정까지 듣자 결론을 내렸음.
"그럼 뭐, 한 1~2년 정양하고 ㅌㅌ 하시죠? 일이 있으면 해서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좋고 ㅎㅎ"
***
어쨌든 초기 2년은 크게 드러나는 문제점이 없었음.
생각해보면 냥이 형이 변한건 'OO대학교 M&A 최고경영자 과정' 수업에 참석한 뒤였음.
저런 수업을 왜 받으러 가냐고 묻지도 않았음에도 형은 과시하듯 말했음.
"저긴 말이야.. 수업을 들으러 가는게 아니라 사회 인맥을 쌓으러 가는거거든!"
형의 말에 의하면,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쟁쟁한 사람들이라고 함.
유명은행 부사장, 대기업 임원, 군대 사단장, 각 중견중소 기업의 CEO들..
수업이 끝나는 날이면 다같이 모여 술자리를 벌인다고 함.
거기서 인맥을 트고, 형님 동생 하면서 교류를 할 수 있다고 했음.
냥이 형은 과시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다보니, 굳이 묻지않아도 자기가 누굴 만났느니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니 주절주절 얘기하곤 했음.
[대단한 사람을 만나니 마치 자신도 대단한 사람이 된듯한..]
뭐 그럴수도 있음. 사단장 한테 형님~형님~ 하면서 같이 골프도 치고,
큰 은행 지점장들 하고 담배 나눠피고. 대기업 임원한테 너 똘똘하다 소리듣고.
그러다보면 어께뽕이 들어 찰 수 도 있음. 특히나 냥이 형 같은 사람은.
그러던 어느날 부터 거기서 알게된 CEO 하나와 교류하기 시작했는데..
오대표라고 명명하겠음.
이 사람은 과거에 헬스케어 관련 아이디어로 사업을 했고,
그게 떠서 M&A를 통해 120억에 회사를 매각하여 떼돈을 번 사람이라고 했음.
오대표는 회사를 매각 후, 이전 사업에서 떨어져 나와
다시한번 R사를 창업을 했는데 자세히 쓸수는 없지만, 아이디어 제품은
사람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여 AI를 통해 그 사람의 현재 질병을 진단해 내는
의료제품이었음.
어느날 냥이형이 나를 불러 탐정 의뢰하듯 지시를 했음.
"인마야. 형이 부탁할게 있다."
"뭐죠?"
"저기 오대표 사업말이야. 실현 가능성이 있냐? 그 딥러닝 말이야."
"명확한 의학적 기준이 있다고 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거 같지만...ㅎㅎ 껍데기는 까봐야 알지 않을까요?"
"그래서 말인데.. 형이 저기 투자를 할거야. 그 전에 니가 사람들 만나보면서 저게 진짜 가능한건지 확인 좀 해줘."
"음...저도 전문가는 아니지만..ㅎㅎ 마침 요즘 딥러닝 공부를 하고있으니까. 확인해 볼께요."
당시 내 본업은 아니었지만, 당장에 진행중인 수주도 없었기 때문에
한번씩 냥이 형이 R사의 임원들이나 실무진을 데리고오면
간단히 식사나 커피한잔 하면서 그들을 파악하고는 했음.
어느날 R사의 핵심 엔지니어라는 연구소장이 십테크 사무실에 찾아왔음.
대표들끼리는 대표실에서 얘길 나누었고, 우리 연구소장들은 회사 앞 편의점에서
캔음료 한잔 하며 담소를 나눴었음.
R사 연구소장에게 질문했음.
"소장님? 혹시 지금 하시는 딥러닝 네트워크는 직접 망을 개발해서 쓰세요?"
"네 맞습니다^^"
"그래요? 와. 대단한데요? 뭐 수학전문가들 이라도 있는건지요? 공식적인 네트워크 없이 직접 개발하실 정도면 '논문' 같은거라도 내셨을거 같은데!? 현재 국내에 그게 가능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에? 아^^; 제가 이해를 잘못했네요. 저희는 ResNet 사용합니다. 현재 저희 연구소 직원들이 불철주야 구현하고 있지요."
"그래요? 그거 혹시 C++이나 C# 같은걸 CUDA연산까지 Low Level부터 직접 구현하시나봐요?"
"아뇨 ㅎㅎ 저희는 그냥 파이썬 씁니다."
"엥? 파이썬은 저도 구현해봤는데, 그냥 torchvision.models에서 제공하는 함수 하나만 호출하면 백본(Backbone)망이 알아서 구성 되잖아요? 그걸로 그냥 가지고 놀면 되던데요? 무슨 불철주야까지...ㅋㅋ"
"예;;;? 아...그..그런가요?"
"네 ㅎㅎ 몇일전에 저도 ResNet으로 구현해서 개랑 고양이 Classification하는거 만들어 봤는데.. 초심자인 제가 혼자해도 한 2~3일정도 밖에 안 걸리더라구요."
"아.......;; 대단하시네요;; 딥러닝 공부하시는구나..."
"R사 실무진 분들하고 대화가 통하려고 기초 정도는 공부하는거죠..저는 모르는 분야입니다."
"네에...."
"혹시 검사 하실때 지도 학습 하세요 아니면 비지도 학습 하세요?"
"네. 지도 학습입니다^^"
"혹시 분류는 Classification 일까요, 아니면..."
"네. 저희는 Classification 방식입니다^^"
"음? 이상하네요? 그 방식이면 결국 개냐 고양이냐, 사과냐 배냐 정도 수준밖에 안되잖아요?"
"넹?"
"R사 제품은 사람의 특정 부위를 찍고, 그 특징을 '한의학적 분류 판단'으로 결과값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렇죠...?"
"사람의 질병을 판단하는데, 단순히 하나의 특징만으로 결과를 낼 순 없죠. 병이란게 복합적인건데..Classification으로 단순이 이 사람은 A다, B다 하는게 아니라 영상안에서 다양한 특징점들을 Segmentaion하여 복합적인 판단을 해야 하지 않아요?"
"네? 세...세그..뭐요?"
"세그멘테이션 몰라요?"
"아...하하^^; 사실 제가 AI 개발자는 아닙니다; 저는 주로 하드웨어 연동이나 시스템쪽을 맡아서.."
"아....그러시군요...그러면 AI 개발하시는 핵심 인력은 누구에요?"
"아....그..저희가 아직 학습하고 결과를 내는 단계는 아닙니다. 일단은 외형과 제품설계를 먼저 진행중이라..그 부분 완료되면 이후 AI전문가와 진행 예정입니다.."
"아...네에. ㅎㅎㅎ"
[사기꾼들 인데!?]
근묵자흑이라...
[4]
우가가 | 15:33 | 조회 1270 |오늘의유머
[2]
인마핱 | 15:31 | 조회 168 |오늘의유머
[5]
감동브레이커 | 15:21 | 조회 1184 |오늘의유머
[3]
우가가 | 14:38 | 조회 2251 |오늘의유머
[6]
감동브레이커 | 14:37 | 조회 1599 |오늘의유머
[3]
우가가 | 14:37 | 조회 1060 |오늘의유머
[7]
우가가 | 13:48 | 조회 1587 |오늘의유머
[4]
우가가 | 13:21 | 조회 1946 |오늘의유머
[1]
투데이올데이 | 13:19 | 조회 1598 |오늘의유머
[5]
감동브레이커 | 12:52 | 조회 3052 |오늘의유머
[4]
감동브레이커 | 12:51 | 조회 970 |오늘의유머
[7]
인마핱 | 12:24 | 조회 217 |오늘의유머
[7]
프리프링 | 11:36 | 조회 494 |오늘의유머
[4]
우가가 | 09:53 | 조회 4187 |오늘의유머
[3]
우가가 | 09:34 | 조회 1040 |오늘의유머
아싸 1빠
2빠
MOVE_HUMORBEST/1798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