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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0/14 13:36 | 추천 10 | 조회 167

가족회사 재회#33 +1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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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이가 말했음.


"인마야. 커피한잔 할까?"


통풍이와 흡연장으로 가서 이야기 했음.


"인마야 이게 뭔 시츄에이션이냐? ㅋㅋ"


"어제 저녁에 품바가 전화와서 말하더라고. 아침에 모회사 박대표님 오신데."


"아...ㅋㅋㅋ 근데 왜 우릴 불렀데? 그리고 그걸 왜 이제 말하냐?"


상황이 굉장히 웃겼음. 경영진이 만들던 자료가

통풍이가 만든 자료내용과 거울처럼 상반된 내용들이 있었기 때문.


통풍이의 자료에는 영업방향의 실패사례 항목들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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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테크의 영업방향의 문제 점


수주 실패사례


1. PSD 창O 외관검사기: 실제 고객사에서도 상위고객사에 수주를 받지 못한 내용을 영업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건을 명목으로 자사 연구소인력을 고객사 국외/국내 현장용역 대응을 진행하려한 실패사례.


2. OOO업체 RTR 설비 대체 사업: 중견 기업의 부수입 창출을 위한 명목상의 국책사업 리스트에 올라 시간과 검토 리소스만 낭비한 대표적 사례


3. OOO업체 플레이트 간격측정 검사기: 검토건으로 받아왔으나 실제 연구소의 영상획득 및 비전알고리즘 R&D 검토 결과 제출 후 업체연락 끊어짐. 십테크 영업인력의 지속적인 고객사 소통/피드백 액션 부족사례


4. K테크 AOI 프로그램 유지보수: 1차 출장이후 일부 문제 해결 및 고객사에 기술력을 입증하였음에도 영업적으로 고객사와 추후 소통없이 프로젝트 방치상태, 결과적으로 2차 출장 여부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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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들이 있었음. 원래는 3번째 페이지 쯤에 해당 내용이 있었는데

통풍이 녀석이 열이 받았는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음.


"인마야. 우리 저거 첫페이지로 만들자 씨파. 그리고 자료...지금 상태로는 안돼."


"왜?"


"이건 도저히 아니야. 디자인부터 다시 해야 돼."


왜냐하면 해당 자료를 만들때 우리는 ppt 디자인을 하지 않았음.

십테크 사람끼리 모여서 핵심만 얘기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허례허식 같은 디자인은

안중에도 없이 만들었음.


"이제 20분도 안남았는데?"


"다시 수정해서 뽑으면 되지!!"


"아...나는 머리아파서 ㅡㅡ. 이제 곧 시작인데 언제 저걸 다해. 내용이 중요한거지 껍데기가 뭐가 중요하냐?"


"그 껍데기 포장 때문에 이지경이 된거잖아 ㅡㅡ; 대표 놈들은 껍데기도 중요해."


"에효...그래..."


"그리고 인마야. 너는 오늘 나서지마."


"왜?"


"니가 나서면 임원샠퀴들 또 말투가 어쩌니 태도가 어쩌니 프레임 씌울거야."


"그럴 확률이...높지?"


"지금까지 니가 앞에서 싸웠으니까. 오늘은 내가 할께. 그게 나아."


".......음....그래. 대신에 말빨이 딸리면 내가 받쳐줄께."


"오키."


통풍이는 성난 황소처럼 노트북을 열더니 예전 회사에서 사용하던

ppt 디자인에 우리 자료들을 넣고 꾸미기 시작했음.


본인은 문서 꾸미는데 속도가 느림.

자료 내용정리나 글은 잘 쓰는데 단축키를 거의 안씀..

사람의 성향이 그런거 같음.


대학시절 형들과 '카오스'를 할때도 남들 다 단축키 쓰면서

'흡안' 하고, '종북', '체라', '디스펠' 쓰며 날아다닐때도 오로지 마우스 하나로

올빼미와 상자구매를 했었음.

이따위 피지컬은 사람들도 원하지 않음. 구멍취급 받기 쉬웠지..

하지만 나는 달랐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지 않았음. 때릴 시점을 알았고, 튀는 시점을 귀신같이 알았음.

오로지 승부의 타이밍 만으로 형들에게 러브콜을 받아왔던...


통풍이는 그런 나와는 정반대의 성향. 당연히 단축키를 잘 썼고

문서작성 속도가 굉장히 빨랐음.


"와...앞으로 이런건 니가 해라 ㅋㅋ"


타타타타탓~!! 타타타탓-!!!


이제 곧 9시를 10분 앞두고 뭔가 그럴싸한 보기좋은 PPT가 만들어졌음.



***



통풍이의 자료를 회사 복사기에 뽑는일은...눈치껏 내가 했음. ㅋㅋㅋ

내가 갑자기 무지막지하게 프린팅을 하고있으니 근처에 있던 임원들이

굉장이 떨떠름한 표정, 조마조마하는 눈빛으로 우릴 바라봤음.


예상 참석인원은 냥이형, 꾀돌이, 품바, 최이사인데, 거기에 혹시나 들이닥칠

모회사 박대표의 몫도 더 준비했음.


회의실에 자리 잡고 임원들과 냥이 형을 기다렸음.

아침에 왔을 때 부터 냥이형이 안보였기에 최이사에게 물어봤음.


"근데 대표님은요?"


"아.. 아침에 박대표님 만나서 같이 온다고 하더라고?"


"그렇군요."


나와 통풍이가 각 참석인원 몫의 PPT 자료를 호치키스로 찝어 가지고 있자

꾀돌이 이사가 물어봤음.


"소장님. 혹시 그거 참석자들 줄 자료인가요?"


"비밀입니다 ㅋㅋㅋ"


"아 뭔데요? ㅋㅋ"


"아녜요. 나중에요 ㅎㅎ"


"..........."


네. 라고 하지 않았음.

그렇다고 하면 '그러면 지금 좀 미리 봅시다.' 할거 같으니까.


아마 우리 자료를 본다면 꾀돌이이사의 위기감지 능력이 발동될거임.


손해는 죽어도 보기싫은 꾀돌이 답게, 애초에 자기들 불리한 발표를 안해 버리던가

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연구소가 발표하지 못하도록 요청해 올 게 뻔했음.


경영진의 직접적인 요청은 아무리 나라도 따라줘야 하는게 '근로계약서의 힘' 아닌가.


............

.........

.......


그렇게 찰나와 같은 10분이 지나고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음.

약간 상기된 표정의 냥이 형(십테크 대표)과 박대표(모회사 대표)가 함께 들어왔음.


박대표가 응? 하는 표정으로 말했음.


"어? 연구소장님도 계시네요? 먼데서 오셨을텐데? 오늘 십테크 무슨 날이에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ㅎㅎ 저도 부사장이 모이라고 해서 왔거든요."


"그래요? 흐음...연구소면 실무진인데, 굳이 시간뺐기면서 이럴필요 있나..?"


"박대표님은 왜 오신거에요?"


"아. 저희가 조만간 정식으로 인수합병을 할거에요. 그 전에 우리 십테크의 사업성과와 실적을 한번 평가해보려고 제가 요청한 자리입니다. 경영진이면 충분한데..연구소장님까지 오실 필요가 있을까...싶은데.."


"그래요? 저는 그런얘기는 전혀 못들었습니다. 다만, 향후 십테크가 비전$!$#!"


순간 냥이형이 툭 치고 들어왔음.


"박대표님^^. 어쨌든 인소장이 우리회사 기술력의 핵심인재인데, 비록 경영과는 관계없다해도 중책을 맡은 인원으로써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좀 알아보라고 제가 불렀습니다."


그러자 박대표가 허허 웃으며 말했음.


"알지요~ 우리 같은 규모에서 소프트개발자가 얼마나 귀한데요~ 저희도 다른 분들은 다 모셔올 수 있었는데, 개발자들은 도무지 지원을 안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십테크 연구소 분들이 얼마나 귀한 줄 알죠."


"얘네들 직전 회사들이 다 엄청나요. 업계에서 유명했던 회사들이고 다들 팀장으로 있었던 억대 연봉자들이었죠!"


[아씨...또 먼 개소리야 ㅡㅡ;]


내가 말했음.


"하하...대표님 좀 과장이 심하시네요 ㅎㅎ"


박대표가 말했음.


"그정도로 귀한 분들이라는 거겠죠 ㅎㅎ 저도 그래서 귀한분들 시간 뺐진 않을까 해서 했던 말이구요~"


"하하^^ 아닙니다. 저희도 부사장께 요청받은 내용이 있어서 발표를 하러 온거니까요^^"


"응? 무슨 발표요? 그러시면 경영진 발표 전에 한번 들어볼까요?"


"아닙니다. 오늘 주 목적이 연구소 발표가 아닌거 같으니, 일단 원래 계획대로 진행을 하시죠~"


"네 그러시죠^^"


[연구소 자료가 최고의 타격감을 내려면 무조건 경영진 허위자료 발표 이후가 핵심이닷..!!]


냥이 형이 아까부터 굉장히 뜨겁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으나

나는 그 눈을 마주보지 않았음. 계속 내 노트북에만 시선을 꽂으며 능청을 떨었음.


............


그렇게 속절없는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꾀돌이 이사가 조심스레 발표를 시작했음.


"안녕하십니까. 십테크 꾀돌이 이사입니다. 금일 시간을 내주신 모회사 박대표님께 감사말씀을 전합니다."


짝짝짝짝~~


박대표도 답했음.


"아닙니다. 향후 저희 D사의 미래 기술력을 받쳐주실 십테크 임원진과 연구소 분들을 보고싶어 어제부터 밤잠을 설쳤습니다^^. 사업가가 별거 있겠습니까? 우리 다같이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보시죠^^ 십테크의 비전사업에 흥미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진행해 보실까요?"


"우선 저희 비전사업부가 사업을 시작하고 기반을 다진지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전 3년간의 실질적 수익은 없습니다."


[씨파 ㅡㅡ. 언제 기반을 닦은 적은 있고!?]


"따라서 올해 상반기 수주현황 및 기대수익을 발표드리고자 합니다."


[지X. 올해 상반기가 아니라 지난 2달간 님들이 급조해서 뛰어다닌 리스트겠지. 그 부지런함을 3년전부터 보였으면 뭐라도 했겠다!]


오전에 봤던 자료가 떡-! 하니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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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테크 비전사업부 올해 상반기 예상 실적


1. PSD 창O 외관 검사기 3대 및 국내외 유지보수 수주 확보 / 기대 수익: 15억


2. OOO업체 RTR 설비 국책사업 파트너쉽 진행중 / 기대 수익: 4.5억 (향후 RTR 레퍼런스 실적 확보)


3. OOO업체 플레이트 간격 측정 검사기 20대 개발 수주 / 기대 수익: 12억


4. K테크 AOI 프로그램 유지 보수 수주 확보 / 기대 수익: 1.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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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표가 감탄했음.


"오오..! 잠시만요. 제가 한번 볼께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용을 한자씩 읽어나가는 박대표..


나는 속으로 생각했음.


이 양반 혹시 바보인가? 아무리 비전업계 생리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20년 가량 회사를 운영해온 사람이 주변인들 통해 업계 조사도 안하고 왔을까??


내 결론은 아니다였음. 그런 멍충이가 20년 가까이 아랫사람들을 거느리며

경영을 할 수 없음. 그정도 세월이면 배신자들은 오죽 많았을 것이며,

사람들간에 간보기는 얼마나 많았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D사는 창립멤버들이 중진으로 있으며 지금까지 나아왔음.


박대표는 계속 감탄했음.


"와..그런데 연구소 인원이 2명이잖아요!? 어떻게 저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거지!?"


[저 양반. 탈이 좋네.]


내 촉이 말해주는건, 박대표는 지인들을 통해 대략 업계의 생태계를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고 있는 사람임. 저 사람은 인수합병 전, 확인을 하러 온것 같음.


오늘을 넘기더라도, 또다시 확인하러 올 것이고, 또 한번 확인을 할 사람임.

자기 혼자 돈을 쫓지않음. 저 사람 밑에는 수십명의 직원들이 있음.


회사돈을 엄한데 투자하여 기존 직원들에게 부담을 지울 사람이 아님.

그런 사람이니 20년을 경영했겠지. 냥이 형같은 6년따리 십장사무소와는 급이 다름.


박대표가 나를 봤음.


"그런데 소장님! 저걸 두 분이서 커버 가능해요!? 저대로면 올해 상반기만 매출이...약 33억..!"


"네!? ㅋㅋ 당연 #$!#%$!%#"


냥이 형이 치고 들어왔음.


"저희 씹테크는 개발자가 2명이지만, 장비사업부 인원들이 20명 가까이 있습니다. 이 설비라는게 원래 조립, 세팅이 굉장히 힘들어요. 보통 프로젝트 진행하면 개발자 1명에 장비인원 5~6명 붙어주는게 국룰입니다."


"아....그렇군요?"


"게다가 연구소장이랑 통풍 책임은 팀장급 인력이에요. 1년에 프로그램 4~5개는 혼자서 쳐낼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이 2명이나 있습니다."


박대표가 나를 봄.


"소장님? 가능해요?"


"프로그램이라면 가능하긴하죠..ㅎㅎ"


"가능하긴 한건 뭐에요? ㅎㅎ"


"예전 회사의 경우 1년에 신규건 2~3개. 유지보수 20몇대 뭐 이런 경우 많았죠. 다른 애들도요."


"와. 그렇게나 많이 나가요?"


"단, 조건이 있죠. 일단 그만큼 영업력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프로그램 외적으로 완벽하게 H/W를 대응해줄 수 있는 팀들이 있어야 해요. 고객 대응도 마찬가지 구요. 예전 회사에는 그걸 전담해주는 비전팀이 있었죠."


그러자 냥이 형이 또 치고 들어왔음.


"그 비전팀이 바로 현재의 장비사업부 인원들입니다."


[개소리...ㅋㅋ]


다들 지구 곳곳에 흩뿌려져서 용역뛰는 인원들인데..

1년에 다같이 한번 모이지도 못할만큼 서로 스케줄이 안맞는 애들을

마치 함께 움직이는 팀처럼...ㅋㅋㅋ


더는 말을 섞어주다가는 계속 냥이 형이 치고 들어와

나도 한통속으로 몰아가는 느낌이 들어 입을 다물었음.


그래 발표 끝나고 보자.


이후로도 꾀돌이 이사와 냥이 형의 입은 쉬지 않았음.

웃기는게 그들의 발표 자료는 3장이 전부였음. 앞에서 상반기 매출얘기.

뒤에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하청을 준 고객사들을 통해 들어갔던 대기업들 명단. ㅋㅋ


예를들어 대기업 A가 1차 하청 B에 수주를 줌. A->B

1차 하청 B는 C에게 외주를 줌. B->C


C는 우리 씹테크에 현장몸빵 용역일을 줌. C->씹테크.


그러면 우리 씹테크의 고객은 누구냐? 대기업 A가 됨.


그렇게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대기업들과 협력사로 일해온 씹테크의 활동을

세계 지도에 펼쳐놓고


한반도를 시작으로 각 해외 사이트로 화살표를 꽂아 넣으며

글로벌 비전엔지니어링 회사 씹테크를 부르짖으며 발표가 끝났음.


박대표는 술취한 표정으로 박수를 짝~짝~짝~ 쳤음.

뭔가 행복회로가 돌고있는 느낌.


사막에서 바늘을 찾은듯.

우리 씹테크에서 촛불같은 가능성을 찾아낸 저 표정.


"발표 정말 잘 들었습니다. 정말...와아...비전사업이라는게..이런 세상이었군요..!"


냥이 형이 얼른 받아주며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려 했음.


"그쵸.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기술만 있으면 가능한게 바로 이곳입니다!"


냥이 형이 궁뎅이를 떼자, 엉겁결에 임원들도 엉덩이가 들썩이고

그 분위기에 박대표도 슬쩍 몸이 기우는 와중.


일촉즉발의 상황. 통풍이가 내게 다급한 눈빛을 보내는 와중


내가 외쳤음.


"대표님(냥이형!!)!! 저희한테 향후 비전사업의 영업전략과 기존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 하라고 하셨는데. 들으시겠어요?!?!?"


".......!!!!!!!"


"......!!"


통풍이


".......(요시!!좋아!!)"


박대표가 순간 해장국을 한숟가락 입에 넣은 사람마냥

번쩍 정신을 차리며 말했음.


"아아..!! 맞다!! 그렇지!! 연구소!! 연구소 전략!? 이건 반드시 들어봐야죠!!"


우르르 일어나던 사람들이 다시 자리에 착석했음.

통풍이가 화면에 자기 노트북을 연결하고 있었고 나는 호츠키스로 묶어 준비해놓은

자료들을 각 인원들에게 배부했음.


배부하며 보니 냥이 형 얼굴이 영화 헬보이 주인공 마냥 붉게 물들어 있었음.


[나의 올빼미(통풍이)에서 디스펠이 날아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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