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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0/21 22:40 | 추천 11 | 조회 840

사펑) 스포) 장문) 엣지러너 2 아쉬웠던 점 정리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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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펑) 스포) 장문) 엣지러너 2 아쉬웠던 점 정리


사펑) 스포) 장문) 엣지러너 2 아쉬웠던 점 정리_1.webp


어제 밤 새서 시즌 2 정주행 했고

이어서 보면서 느낀 점 적어봄


우선 초반은 재미있음

정확히는 한 4~5화까진 재미있다가

D가 유피랑 엮이면서, 탈리아가 입원하면서 

재미가 한풀 꺾임


그래도 갈등이 고조되어 가는 게 보여서

후반 포텐셜에 대한 기대로 나름 나쁘지 않게 봤는데

8~9화가 될 수록 문제가 진전되긴 커녕 

더더욱 악화, 확장되기만 하는 거임

심지어 사태 해결을 위한 뚜렷한 실마리도 

암시되지 않은 채로 말이지 


그러더니 기어코 10화에 모든 갈등의 해결과정을

초고압축으로 우겨넣고 암튼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애틋한 장면도 좀 넣어드릴게용~ 으로 끝나니까

초중반의 기대감이 마치 탈리아 엄마 유골처럼 

바스스 날아가더라


이렇게 된 이유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일단 창작자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분석해서 보자면,

엣지러너 2는 전형적인 

"보자기 싸기에 실패한 작품" 중 하나임



사펑) 스포) 장문) 엣지러너 2 아쉬웠던 점 정리_2.webp


(보자기 싸기의 신 후지타 카즈... 아니 후지타카 쥬비로)


초반에 제시된 각 캐릭터의 성격과 목표, 관계성을 통해

창작자는 수용자로 하여금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암시적으로 전달할 수 있음

흔히 말하는 떡밥 던지기고, 이 떡밥에 따라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스토리가 바로 펼쳐진 보자기임


그리고 스토리 창작의 기본은 

보자기를 펼친 뒤, 그 보자기를 접는 거임

안 접으면 그건 스토리가 아님

서로 간에 결합성을 띄지 못하는 개별 사건의 나열임


그러면 1~2화를 기준으로

엣지러너 2에 펼쳐진 보자기를 짚어보자

우선 로만의 보자기는 멜스트롬 영상을 찍어 

35mm 카메라를 손에 넣는 것이었음

물론 그 보자기 아래엔 좋은 영화를 찍는다는

핵심 보자기가 있음


그 과정에서 탈리아와 만나고

D에게 구해져서 그의 복수 보자기에 엮이게 되었더라도

로만의 고유한 보자기는 유지가 되었어야 함


그런데 4~5화 즈음부터 

로만의 보자기가 D의 보자기에 덮어씌워져서 실종됨

로만의 서사가 소멸 당한 거임


물론 스토리 라인이 확장되면서 

보자기가 변경될 수도 있긴 함

근데 그러려면 무조건 기존의 보자기를 

대강이라도 매듭을 짓는 체크포인트가 있어야 함


로만의 경우는 35mm 카메라를 손에 넣는 걸 

예시로 들 수 있음

스테이지 1 클리어라는 식으로 말이지

근데 35mm는 1화 이후로 언급도 안됨

로만의 보자기가 스토리에서 

더 이상 조명받지 못한다는 증거임

여기서 일단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가 한 풀 꺾임


서로 접점이 한 없이 빈약한 3명의 무법자를

하나로 엮는 유일한 연결고리이자 목격자 포지션으로

시청자의 눈을 대신하는 역할인 로만의 보자기가 사라진다?

그 때부턴 시청자는 몰입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발짝 뒤에서 관찰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되는 거임


로만이 1화에서 말한 

스크린과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좋은 영화의 조건을

역설적이게도 엣지러너 2는 정반대로 행하고 있음


암튼 로만의 보자기가 실종되었고

그 위로 D의 보자기가 크게 펼쳐졌으니

시청자는 아쉬운대로 D의 보자기에라도 기대를 하게 됨

복수의 진실, 선택,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 등등 말이지


그 과정에서 난입한 카프리 자체도 

존재만 따지면 나쁘지 않음

왜냐면 카프리와 병존하던 시기의 D는

악몽도 꾸지 않고, 능력도 강해지고, 

무엇보다 웃을 수 있었음


그런데 여기서 또 카프리-D 관계에 대한 보자기를 

펼쳐만 놓고 정리를 안 함

카프리와 D가 어떤 내적교감을 했으며,

그게 D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카프리가 D에게 어떤 존재로 인식되었는지

그 과정을 짓접적으로 조명하는 시간이 필요했음


그런데 그런 교감은 없었고,

카프리는 호시탐탐 몸을 뺏거나 갈아탈 각만 재고,

D는 카프리의 힘으로 복수를 더 수월하게 하는데만 집중하다보니 둘의 관계는 어떤 의미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함


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걍 카프리는 주술회전 스쿠나처럼 행동함

이타도리 D한테서 벗어나서 

후시구로 탈리아로 갈아탄

파워풀한 뇌내 기생충

그나마 스쿠나-유지 관계는 스쿠나의 감옥을 자처한 유지와 스쿠나 간의 긴장감이라도 형성이 되었지

카프리-D 관계는 그렇다할 의미있는 관계성을 

형성하지 못한 채 카프리의 환승으로 연결이 끊겨버림


물론 그게 의도가 담긴 단절이었다면 이해하지만

결말까지 본 소감으론

그닥 의도적인 단절은 아니었다고 봄


이해의 단절이라는 사건은 

오해와 갈등이란 결과로 이어질텐데

카프리는 D한테 관심 자체가 없다보니

갈등이 생길 요소가 없음

그런데 D는 카프리를 다시 만나고 싶어함

왜?

만나서 뭐 하려고?


작 중에선 다시 재밌게 놀자고 하는데

그 대사가 의미를 지니려면

유피랑 노닥거릴 러닝타임을 가져다가

탈리아로 갈아타기 전의 카프리랑

내적 교감을 하는 과정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봄


물론 그 내적 교감을 자동차 폭주 뛰던걸로 

한 거 아니냐 할 수는 있음

근데 그 장면 만으로는 시청자한테는

둘 간의 교감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는 게 문제임

결국 이건 시청자한테 보여주는 작품이지

작 중 인물들끼리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하는 게

아니란 거임


그러면 시청자가 알 수 있게 묘사를 해야 하는데

그런 묘사가 너무 빈약했고

D와 카프리의 관계 보자기는 대충 펼쳐진 채로

결말부 스토리 보자기에 대충 엮어 싸였음


이 수습 안된 보자기로 인해 시청자들은

로만 보자기 때보다 한 발자국 더 뒤로 떨어져 작품을 보게 됨

이 때부턴 시청자는 관찰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목격하는 사람들이 됨

그 시청에 어떤 의미도 없고 

그저 망막에 새겨진 정보를 뇌로 흘려보내는 단계임


그나마 몰입할 만한 요소를 따지자면

탈리아의 두려움인데,

이마저도 과거 회상을 좀 더 직접적으로 길게 해서

애가 어떤 사건을 통해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확실히 조명했다면 더 나았을 거임


근데 너무 간접적인 회상으로만 보여주다 보니

얘가 기업 아빠를 두려워 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아빠가 자길 실험체처럼 쓴단 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분간이 안 가다 보니 탈리아의 감정선에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음


그리고 스토리 적으로 제일 문제가 큰 2 명이 있는데,

바로 쿄코랑 유피 이 2명임


쿄코는 카프리 라는 존재의 오리진을 위해 

있어야 하는 건 맞음

하지만 카프리가 활동을 시작한 이상 더는 스토리에 

필요 없는 캐릭터임

3화 즈음에 그 미로 같음 빌딩에서 

카프리한테 당했을 때 그 길로 죽었어야 함


근데 꾸역꾸역 살아서 스토리에 끼어들더니

스토리를 진전시키는 것도 아니고

악화시키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 라인 자체를 파괴하고 자빠졌음

그러더니 마지막화엔 갑자기 카프리 엄마가 된 거 마냥

그렌라간 텐션을 불태우더니

개쩌는 emp를 들고 나오네?


니가 그걸 들고 올 동안 캉타오는 

그런거 안 들고 오고 뭐했다니?

나름 대기업인데?

마지막까지 스토리의 몰입을 해치는

올킬 업적을 세우고 갔음


위의 보자기 이론으로 비유하면

남의 보자기 위에서 탭댄스를 추면서

보자기를 구긴 뒤 억지로 뒤섞고 꿰매고 도망치는

캐릭터임


그리고 두 번째 역적 캐릭터 유피

얘는 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공업적으로 설계된 캐릭이라

뭐라 더 할 말이 없음


걍 D가 스토리 상 오미한테 한 번 혼나야 하니

D를 병1신으로 만들기 위해 등장했을 뿐이고,

D가 병1신이 되고 제압당한 뒤엔 깔끔? 하게 퇴장한 캐릭터임


물론 깔끔하게 퇴장했다고 좋은 캐릭이란 건 아님

오미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어거지로 삽입되었고,

유피와 엮여서 전개된 길고 루즈한 타락 과정은

스토리의 긴장감을 축 늘어뜨렸음

얘는 보자기 싸고 있단 보자기를

억지로 다시 펼치는 캐릭터임


나는 얘를 보면서 비틀즈를 와해시킨 

오노 요코가 생각났는데

스토리 내외적으로 딱 그런 역할을 수행했다고 봄


그럼 결국 엣지러너 2에서 가장 보자기를 잘 싼 캐릭터는 

누구냐? 하면 당연히 킹 밖에 없음

소중히 여기던 과거에 얽메여 사이버 사이코가 되었고,

살기 위해 모든 영광을 내려놓고 킹에서 위크로 떨어졌지만

역으로 모든 걸 내려놓아서 미래로의 길을 개척한

자기 보자기를 그나마 제일 잘 수습한 캐릭터임

사실상 엣지러너 2의 진주인공이라 봐도 될 정도


물론 그런 킹 마저도 서사에 삐걱대는 점이 없진 않지만

여라모로 문제점이 산재한 본 작품에서 

킹 정도면 시즌 1 수준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니

좋게 봐주도록 하자


암튼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엣지러너가 가지는 문제점은 단순하고 명확함


떡밥의 적절한 템포의 회수 실패와 

그로 인한 급전개 및 감정선 동기화 실패


완급 조절과 감정선 유도에 좀만 더 러닝타임을 할애했다면

10화는 충분히 감동적인 결말이 될 수 있었음

왜냐면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면

절대 나쁜 스토리가 아니거든

그 스토리라는 뭉탱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조져서 그렇지


암튼 많은 기대를 가지고 봤던 작품인만큼 

실망도 커서 긴 글을 쓰게 됬다만

절대 망작 나가죽어 이런 입장은 아님

기대했고 초반엔 기대를 충족시켜준 만큼 

끝맺음이 너무 아쉬워서 그럼


만약에 시즌 3가 나온다면

그땐 좀 힘을 빼고 느슨하게 만들기를 바람

시즌 2는 이가라시 감독이 긴장한 티가 많이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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