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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저는 일본 친구들에게
금방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일본어도 할 줄 알고,
엄마도 일본 사람이고,
방학 때마다 일본에 와본 적도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열 살의 쵸로미는
일본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말 때문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처음 교실에 들어갔을 때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금 신났던 것 같아요.
교실 문이 열리고,
선생님 뒤를 따라 처음 들어간 순간
수십 개의 눈이 일제히 쵸로미를 향했습니다.
쵸로미가 살았던 곳은
도시보다는 시골에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물론 쵸로미가 엄마 고향을 시골이라고 할 때마다
아빠는 옆에서 웃고,
엄마는
「田舎ちゃうわ!」
(시골 아니거든!)
하고 화를 내지만요.
아무튼 그런 곳이었습니다.
새로운 얼굴을 보면
“저 사람 누구지?”
하고 한 번쯤 돌아보게 되는 곳.
그러니 외국에서 전학 온 아이는
제법 큰 사건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는
쵸로미가 그렇게 특별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쵸로미에게는 이름이 두 개 있습니다.
아빠의 성을 따른 한국 이름과,
엄마의 성을 따른 일본 이름.
한국에서는 한국 이름을 쓰고,
일본에서는 당연히 일본 이름을 썼습니다.
외모도, 적어도 쵸로미의 눈에는
일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름만 들었을 때는
쵸로미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도,
혼혈이라는 것도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문제는 쵸로미가 입을 연 다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제 이름을 적고 말했습니다.
「今日から一緒に勉強する、新しいお友達です。」
(오늘부터 같이 공부할 새로운 친구예요.)
쵸로미는 앞에 서서
준비했던 인사를 했습니다.
「はじめまして。今日から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아주 평범한 인사였습니다.
그런데 말을 끝내고 나니까,
뭔가 아주 조금
교실의 공기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억양이었는지,
단어를 고르는 방식이었는지,
말의 리듬이었는지.
어느 쪽이든,
쵸로미가 생각했던 것만큼
이곳의 아이들과 똑같지는 않다는 것.
그걸 아이들은
몇 마디 만에 알아차렸던 것 같습니다.
자리에 앉고,
선생님이 잠깐 교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아이들이 몰려왔습니다.
나라공원에서 센베 들고 있는 사람한테
사슴들이 몰려오는 것처럼요.
한 명이 물었습니다.
「どこから来たん?」
(어디서 왔어?)
“한국.”
「韓国!?」
그러자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もしかしてハーフなん?」
(혹시 혼혈이야?)
「お母さんが日本人なん?」
(엄마가 일본 사람이야?)
「韓国語しゃべれる?」
(한국말 할 줄 알아?)
「じゃあ日本語も韓国語もしゃべれるん?」
(그럼 일본어도 한국어도 할 수 있어?)
「英語もできるん?」
(영어도 해?)
「韓国ってどんなとこ?」
(한국은 어떤 곳이야?)
「キムチ毎日食べるん?」
(김치 매일 먹어?)
“매일은 안 먹는데.....”
「えー!そうなん!?」
(에~! 정말!?)
왜 실망하는데.
어쨌든 처음에는 꽤 재미있었어요.
다들 쵸로미를 신기해했고,
쵸로미도 질문에 열심히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이 쵸로미를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너무 관심을 받아서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였어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아, 별거 아니네.
금방 친해질 수 있겠구나.'
그런데 쵸로미가 한 가지 착각하고 있었어요.
쵸로미는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아이였지만,
일본 아이들과 똑같이 말하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엄마하고 대화할 때는 나오지 않던
아이들만 쓰는 표현,
친구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말투,
농담을 던지는 방식과
웃어야 할 타이밍.
말 자체는 알아들어도
그 안에 섞여 있는 분위기까지
전부 이해하는 건 또 다른 일이었습니다.
누군가 농담을 하면
다른 아이들은 바로 웃는데,
쵸로미는 무슨 뜻인지 한 번 더 생각한 뒤에
조금 늦게 웃기도 했어요.
쵸로미가 말을 하면
친구가 잠깐 멈칫하다가
「あー、そういうことな。」
(아, 그런 뜻이구나.)
하고 다시 알아듣는 일도 있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었어요.
누가 쵸로미를 싫어한 것도 아니고,
괴롭힌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순간이 반복될수록
분명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도
쵸로미 혼자 반 발짝쯤
밖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의식하지 않았던
말투와 분위기,
그리고 사람 사이의 거리까지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그제야 조금 알게 됐어요.
말이 통하는 것과
그 무리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구나.
그래도 그때의 쵸로미는 아직 몰랐습니다.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계기는
일본어를 더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 찾아오게 된다는 것을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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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실망하는데 ㅎㅎㅎ
억양이라는게 있잖아요?일본인 특유의 발음이라든지, 중국인 특유의 발음이라든지.저는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하는줄 알았는데누가 "어느나라 사람이세요?" 라고 묻는거예요.
쓔가 아유미예요 한번 부탁드립니다
일본어 들을 땐 "와 일본인이구나" 싶은데, 한국어 하니깐, "와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이다" 느낌이 확 나네 ㅋㅋ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이긴하구만
크으으으 목소리도 최고다 쵸로미쨩! 다이스키!!!
ㄱㅇㅇ.....!!
결제!
슬프다 학실히 전학가면 내가 세상에서 이물질 된느낌 너무 싫더라...
ㅋㅋㅋㅋㅋㅋ 재밌네
그렇게 이 사람은 한국과 일본이란 국가를 초월한 변태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끊다니...3부..3부를 다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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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로미가 한국식 이름이엇다니
나 역시 지금 어쩌다보니 이민 1세가 되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넹. 게다가 난 우리 애들이 글쓴이의 어릴 때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해서 무지 흥미로워요. 암튼 항상 응원합니다~!
그.. 엄마 세대 말투를 사용하는 아이었겠네. 일본어를 미소녀 애니로 배우면 미소녀 말투라던데 ㄲㅂ
어머님 田?ちゃうわ에서 이미 시골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골이 명확하게 아니면 저런말조차안나오니까 저긴 시골인겁니다 읍읍...めちゃ田?じゃん
가장 공감되는게 농담을 던지는 방식과웃어야 할 타이밍을 잘 모르겠다는 것그 사람들의 문화에서는 웃긴 내용인데 이게 웃긴건가 아닌가... 같네요
진짜 양놈들 다 웃는데 이해 못하고 설명 들은 후에 한타이밍 늦게 터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