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올렸는데 유난같아 지우고 보배에만 올립니다.
이중주차 차량을 발로 밀어도 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죠.
왈가왈부 말은 많지만 실질적인 법적인 조치를 받았단 이야기는 없는 주제였는데, 발로 밀면 법적으로 제재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중주차된 썩차를 발로 밀었다가 고소당하고 경찰조사까지 받았거든요.
바쁘신 분들을 위해 세줄 요약하자면,
1. 코너에 이중주차하는 썩차를 발로 밀었음
2. 상대차주가 재물손괴로 고소, 경찰 조사 받음. 형사 왈 "발로 민 것 자체가 재물손괴 행위"
3. 불송치 결정 (그러나 경우에 따라 유죄가 될 수도 있음)
밑에는 사족입니다.
사건은 8월에 있었습니다.
살면서 고소를 처음으로 당해 너무 당혹스러운 나머지 도움 구하고자 바로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선례로 이중주차하는 진상들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또 다른 누군가가 마음고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찾아보니 뜨거운 논란이 될 정도로 썩차는 발로 밀어도 된다는 의견을 가진 분들이 많았고, 그렇게 실행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송치 결정이 난 이후에 올리고자 하였고,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 주차장에는 코너에 이중주차를 하는 빌런이 있었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걸어서 나가는 출구 근처, 코너에만 이중주차를 해놓는 빌런이었습니다.
심지어 차량 상태는 이랬습니다.
제가 출퇴근을 차량으로 하지 않아 주중에 한두번 차를 씀에도 불구하고, 거진 차를 쓰려고 나갈때마다 발견할 정도로 자주 이중주차를 해놓는 차량이었습니다.
이중주차야 그네들이 알아서 벌레시체 만져가며 밀면 될 일이고, 누가 코너 돌다가 범퍼라도 박아주면 고맙단 의도까지 느껴지더라구요.
어느날, 제가 힘겹게 해당 차를 피해서 주차장을 돌고, 자리에 주차하고 있는데 어떤 차량이 그 차를 피하려고 왔다갔다 하며 진을 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대로 코너에 주차하는걸 방치하다간 누군가 벽에다 긁든, 빌런의 차를 긁든 피해자가 나올것 같았고, 조치를 취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게 제가 될 수도 있었구요!)
직접적으로 차주에게 연락해보려다, 말로 들어먹을 인간이면 아예 이런 짓거릴 하지 않을거고, 괜히 우리에게 해꼬지 할 수 있으니 하지 말라는 아내 말에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분명 관리사무소에서는 한두번 가지고 무슨 생색이냐 할게 뻔했으므로, 빈번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두고 있었습니다.
위에 올린 사진은 5월부터 8월까지 찍은 차량의 사진입니다.
제가 차량운행을 잘 하지 않아 매일같이 찍지는 못했던걸 감안하더라도, 차량은 저런 더러운 상태로 이중주차를 계속 하고 있었다는걸 아실 수 있으실겁니다.
직접적인 행동은 하지 못하고, 체증만 하며 그 동안 왔다갔다 하면서 어렵사리 코너를 돌고, 여의치 않으면 징그러움과 불쾌감을 참으며 벌레와 먼지로 오염된 썩차를 손으로 밀어 차량을 이동시킬 수 밖에 없었죠.
그러다 사건 당일날에 불현듯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본인의 편익을 위해 타인의 불편은 개의치 않는 인간을 위해 왜 제가 불쾌함과 불편을 감내해야하는지...
이번엔 도저히 손으로 밀고 싶지 않아, 발로 밀어버리기로 했고, 민원에 사용할 사진을 찍고 발로 밀고 있을때 였습니다.
누군가 뭐하시는거냐고 뒤에서 소리를 치더군요.
바로 그 썩차 이중주차 빌런이었습니다.
차로 발로 밀면 어떡하냐며 항의하는데, 갑작스런 상황에 당혹스러운데다 억하심정까지 안고 있었기에 저도 맞받아쳤습니다.
그럼 이 상태의 차를 손으로 만지란거냐, 무슨 저의로 코너에다 주차해대는거냐면서요.
아내 말이 맞았습니다.
엄청 당당하더군요.
그 동안 차주를 빌런이라 여기던 제 생각이 틀렸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언성이 높아지던 찰나 차에서 기다리던 아내가 중재하여 사건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렇게 빌런을 보내는데,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이웃끼리 좋게좋게 말해서 잘 해결했어야 했는데, 당혹감에 막말만 내뱉다 끝냈으니까요.
그동안 빌런짓 한건 치자하고, 자기 차를 발로 미는걸 목격한 것 자체가 기분은 나쁠 일이기도 하구요.
기분나쁜일은 곱씹을수록 오해만 커지고 기분만 더 상한다는 걸 알기에, 한시라도 빨리 연락해서 좋게 끝내고 싶었습니다.
빌런을 엿맥이고 싶었던게 아니라, 코너에 이중주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니까요.
어떻게 다시 이야기를 해볼까 하다가 대화 도중 상대방이 교대근무자라는 말을 했던게 기억났습니다.
아침에 나가보니 퇴근했는지 차가 주차되어 있어 연락처를 저장하고, 전화를 할까 하다가 교대근무면 자고 있을수도 있겠다 싶어 기프티콘과 함께 카톡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그러고 한두시간 뒤 관리사무소에서 차주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며 난리친다 하길래 무슨일이지 하며 차주에게 전화를 했는데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카톡도 확인해보니 읽씹되어 있었구요.
뭔 난리인가 싶었는데, 상대방은 저에게 항의하기 위해 제 연락처를 받으려 관리사무소로 갔고, 난리치는 도중 제가 남긴 카톡을 보고 끝내게 된건가 싶었습니다.
근데 왜 전화도 안받고 답장도 없나 싶었는데, 아내가 말하기론 굳이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그럴거 같다고 하더군요.
이후로도 연락은 없었고,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달뒤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재물손괴로 신고되었으니 조사받으러 오라구요.
(이게 발로 밀면 안된다는 맹점입니다. 불송치 여부 이전에, 시간내서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는 수고를 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동시간까지 거진 4~5시간 쓴거 같네요.)
경찰서 전화를 받을때만 해도, 저는 무슨 참고인 조사처럼 형식적인 조사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고무로 된 슬리퍼로 차를 밀었는데, 차가 망가지거나 기스가 날 것은 생각도 안했고, 그렇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죠.
조사를 받는 날, 형사님께서 "그러게 발로 왜 미셨어요, 발로 민것 자체가 재물손괴 행위에요." 라시는데, 이미 형사님에겐 제가 범법자로 확정된 느낌이었습니다.
CCTV 를 확인했는데, 영상만 봤을때는 제가 빌런이더군요.
멀쩡한 차를 발로 네다섯번을 밀고 있는 모습이니, 형사님의 태도도 이해가 갔습니다.
형사님은 전후사정이나 차량상태는 모르시는 상황에서 CCTV 만 보셨을테니까요.
그 동안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여드리며, 발로 밀 생각이 들 만큼 썩어버린 차량상태와, 뒤쪽이 전기차 충전구역이라 충전구역을 넘어서 차를 대놓아야 했기에 계속 밀 수 밖에 없었다 설명드렸습니다.
그제서야 형사님이 사정을 이해해 주시며, 태도도 바뀌시더라구요.
그래서 취조시 전후사정을 침착하게 정확히 전달드리는게 중요한가봅니다.
조사 진행하면서 형사님께서 사과한마디 없지 않으셨냐 하시는데, 제가 먼저 사과문자를 보냈는데 답신도 없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하니 당혹스러워하시더군요.
추측컨데, 아마 고소 진행할때 빌런은 저에게 연락도, 사과 한마디 못받았다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형사님께서 상대방에게 전화해서 연락안된거 맞냐고 물어보니 제 전화는 일부러 받지 않은거고, 안받으면 또 연락할줄 알았는데 연락이 없어 자기는 연락 안 한거라고 하더군요. (이게 무슨 논리인지...??)
일단 연락이 되었으니, 전화상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이 빌런을 엿맥이고 싶은것도, 싸우고 싶은것도 아니었습니다.
거듭해서 기분나쁘게 해서 죄송하다, 처음에 전화가 아닌 카톡으로 연락한건 자고있을까봐였다, 나는 나름 사과를 하고 대화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소당하니 부랴부랴 사과하려는거 아니냐며 비아냥대고, 멋대로 연락처로 연락해서 기분이 나빴다는 둥, 논리없는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그걸 하나하나 논파하니 본인도 할 말을 잃었는지 한숨만 쉬어대더군요.
지금에서야 뒤에 이어질 빌런의 태도에 화가나지만, 그 당시에는 빌런이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처음부터 사과하려고 했던 그 마음을 이어 대화를 했었습니다.
사과한마디 받지 못해서 고소했다는 명분이 무너지니, 할 말이 없는것도 당연했겠죠.
그렇게 좋게 마무리되나 싶었고, 나중에 마주치면 다시 좋게좋게 이야기 나눠야 겠다고 생각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자기 편익을 위해 남의 불편따윈 신경쓰지 않는 철면피임을.
그런 사람이 진실된 사과만을 원할리가 없다는 것을.
마치 선심쓰듯이 말하더군요.
견적받아보니 40만원 나왔으니, 40만원을 합의금으로 달라구요.
견적? 무슨 견적?
사과는 무슨, 처음부터 금전을 요구할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고무로 된 슬리퍼로 차를 밀었는데, 손상이 갔다고 하는것 자체도 말도 안되는데, 40만원 견적을 부를만큼 차가 손상을 입었다니요?
저렇게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차량의 어떤 부분이 손상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한다는거죠?
갑자기 의기양양해져서 돈 달라며 떠드는 목소리에, 신나서 견적받으러 갔다왔을 모습이 눈에 선하더군요.
형사고소를 당한 시점에서 상황이 어찌되었든 을이 되어버립니다.
상대방이야 합의금 받으면 좋고, 안받고 합의 안해줘도 ㅈ되는건 저뿐이니까요.
저는 절대 상대방에게 돈을 줄 상황도, 의향도 아니라 확신했지만, 만약 처음 고소를 당해 경찰서에 온 사람이라면 빨리 돈 주고 끝내고 싶을 마음이 앞설거라고 생각합니다.
괜한 행동으로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으시기를 바라고, 이것이 글을 올리는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발로 민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실테니 사과드리려고 한다.
제가 파손시킨거면 당연히 물어드려야 겠으나, 이정도 행위로 차에 파손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리가 필요한 부분은 없다 판단되고, 저는 돈을 드릴 생각이 없다. 라고요.
한번 깊은 한숨과 함께,
그럼 사과로 퉁치시겠다?
어이없어하는 그 말투에 피가 거꾸로 솟더군요. (지금도 몇달이 지났는데도 생생하고, 생각날때마다 분노가 치미네요...)
생각해보겠다더니, 형사님께 연락하여 합의 없이 고소 진행하겠다고 확실하게 의사전달을 했더군요.
제가 걱정스러웠던 것은, 제가 검찰까지 기소가 되고 재판을 받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당당했고, 여차하면 변호사까지 대동해서 재판을 받을 생각도 하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상대차주가 이중주차를 하는데 더욱 당당해지고, 저 말고도 다른 사람에게도 적반하장으로 나올 상황이 두렵고 걱정스러웠습니다.
법이 보호해주는 개진상 빌런이라니!
그리고 처음 적은 결과대로, 불송치 판결(혐의 없음)으로 검찰 판결까지 끝났습니다.
제가 불송치 판결을 받은 것은 다음의 이유 때문이라 추정됩니다.
1. 차가 불량하게 주차되어 있음
2. 차가 손으로 밀기 어렵다 인정될 만큼 썩차였음
3. 슬리퍼를 신고 밀어 파손이 없었음
여러 이유가 반영된 것이니, 무조건 차량을 발로 밀어도 문제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고 속단해서 멀쩡한 차도 발로 밀어재끼는 미꾸라지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멀쩡하게 잘 주차된 깨끗한 차량도 이중주차 했다는 이유만으로 발로 밀어재끼고, 이 사례를 빌어 법적 책임이 없다 당당하게 구는 인간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건을 겪고 검색을 하며, 이중주차 해결은 차주에게 연락하던지 관리사무소를 통해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는 것만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손으로 밀더라도 밀다가 어떠한 이유로 차량이 파손되면 민 사람 책임이라면서요?
어쩐지, 예전에 제가 이중주차 했을때 굳이 전화해서 빼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때는 뭐하는 인간인가 했는데 그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다음에 이중주차 문제 발생했을땐 손도 대지 말고 전화해서 빼달라고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으나,
그 결과 또 다른 빌런과 마주치며 갖은 욕설과 협박을 받게 되었으니...
이건 또 다른 빌런이니 다른 글에서 추가로 작성하겠습니다.
항상 생각하지만, 소수의 미꾸라지들이 세상을 고되게 만드는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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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6)
발차기와 발로 미는 행위는 구분해야지요.
발로 민다고해서 재물손괴라는 것은 억지로 보여지네요. 재물 파손 여부도 유죄를 증명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