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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E떡 | 15:16 | 추천 72 | 조회 1906

울산에서 27개월 딸이 눈 수술을 받으러 들어갔다가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54 [16]

보배드림 원글보기

 

얼마 전, "울산에서 27개월 딸이 눈 수술을 받으러 들어갔다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라는 글을 올렸던 엄마입니다.


그 글에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시고, 글을 퍼뜨려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너무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기는 10월 6일, 의료진으로부터 심각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의학적으로 뇌사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심장박동이 느려지다가, 10월 13일 오후 2시 16분.


하늘나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긴 산책을 떠났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우리 아기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빌어주셨습니다.


그 마음들이 모여서인지, 아기는 저희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을 조금 더 허락해 준 것만 같습니다.


정말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우리 아이가 눈을 떴다고.


눈을 뜨지 않아도 좋으니, 의식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좋으니, 그저 엄마 아빠 곁에 살아만 있어 달라고.


세상의 모든 신에게 기도하고, 울고, 무너지고, 다시 기도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우리 아기는 엄마, 아빠, 언니, 그리고 우리 강아지와 함께 웃으며 지내던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눈 수술을 받으러 들어갔다가, 지금은 차가운 몸으로 영안실에 누워 있습니다.


지난 2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이 모든 일이 꿈만 같습니다.


사고 이후 저희가 의료진에게 들은 설명과 확보한 자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마취를 담당했던 의사는 사고 며칠 뒤 수술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마취기계의 흡기·호기 회로가 반대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태를 발견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당시 장비의 연결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다만 실제 사고 당시 회로가 어떤 상태였는지, 누가 연결했는지, 이러한 문제가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당시 수술실에 마취과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있었고, 집도의가 수술을 시작하기 전 마취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간호기록에는 오전 11시 21분경 심정지 상황이 발생해 심폐소생술이 시작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119 신고 시각은 오전 11시 26분으로 확인됩니다.


심폐소생술이 시작된 것으로 기록된 시점부터 119 신고까지 약 5분의 간격이 있었습니다.


마취를 담당했던 의사는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 119 신고를 지시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병원 간호기록에 기재된 심폐소생술 시작 시각과 실제 119 신고 시각 사이에는 약 5분의 간격이 있습니다.


왜 이러한 시간 차이가 발생했는지, 당시 어떤 판단과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 장비를 한 번만 더 확인했더라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던 순간, 조금 더 빨리 원인을 발견했더라면.


119 신고가 조금 더 빨랐더라면.


조금만 더 일찍 이송되었더라면.


그랬다면 우리 아이는 지금도 살아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들이 실제로 사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전문적인 조사와 감정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인 저는 그날의 모든 순간을 되짚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 이후 병원의 대응에 대해서도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글을 올린 이후 현재까지, 병원 측으로부터 별도의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병원 측의 입장을 접하기도 했지만, 저희 가족이 궁금해하는 사고 경위와 책임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술실 CCTV 문제는 꼭 확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술 전 CCTV 촬영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사고 이후 병원 측에서는 수술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녹화된 영상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아이가 수술 전 울고 보챘던 상황이 CCTV 촬영 문제와 관련해 언급되었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설명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마취 당시에는 그렇다고 해도 아기가 마취된 상황에서는 울고 보챌 수 없었을 텐데 CCTV를 촬영할 수 없는 이유가 될까요?


촬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위가 명확히 확인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사고 이후 수술실에 있던 일부 장비의 상태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저희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사고 당시 장비의 상태와 관련 기록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확인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의료기기 전문가가 아닙니다.


무엇이 중요한 증거인지, 어떤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누군가를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날 수술실에서 우리 아이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지, 막을 수 있었다면 왜 막지 못했는지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의 작은 실수 하나는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고,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집 안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아이.


엄마 아빠를 부르고, 언니와 장난감을 나누고, 강아지를 좋아하던 아이.


작고 귀엽고, 잘 웃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그런 우리 아기는 눈 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아이가, 누군가의 가족이, 저희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딸은 떠났지만, 저희는 이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함께 의료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동의청원이 공개되면 30일 이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야 국회 소관 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청원이 공개되는 대로 다시 안내드리겠습니다.


그때 한 분 한 분의 동의가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부디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사건의 책임 여부를 수사기관이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결과와 별개로, 다른 아이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딸은 부검대에 올랐습니다.


부검을 앞두고 주변에서 걱정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 작은 몸에 또다시 손을 대야 한다는 사실이 엄마로서는 너무나 괴롭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저 역시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엄마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 다른 일인가 봅니다.


한 번은 아이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수술대에 눕혔는데, 이번에는 아이가 왜 죽어야 했는지 밝히기 위해 부검대에 눕혀야 합니다.


그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아이가 떠나고 나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이 글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쓰고 있습니다.


저와 남편은 남겨진 첫째 아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언젠가 첫째가 조금 더 자라 동생이 왜 우리 곁을 떠났는지 묻게 된다면, 엄마가 그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딸이 얼마나 사랑받았던 아이인지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우리 아기가 하늘나라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햇살이 눈에 비쳐도 아프지 않고, 눈을 꼭 감지 않아도 되고.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홀로 떠나는 먼 길이 무섭거나 쓸쓸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우리 아이가 꼭 알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아파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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