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아마존의 거대 파충류 이야기 1 - 슈퍼 거북
가을이 되니까 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글로 적을 수도 없는 아주아주 심한 말)의 모기 shake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난 모기한테 잘 물리는 체질이라 이 시기가 되면 모기한테 많이 시달려서 기분이 JOAT가 돼버림. 특히 글 작성 시점 기준 모기한테 발뒤꿈치를 물린 상태라서 더더욱 기분이 JOAT가 되었다.
?그래서 난 이 시기에 숲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특히 산은 더더욱 가기 싫어함. 산책은 좋아하지만 등산은 싫어하는 게 이유 중 하나인데... 가장 큰 이유는 모기 때문이다. 독한 산모기에게 물려서 팅팅 부어가지고 고생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그래서 난 모기를 불구대천지원수 정도로 여기며 싫어함.
그런 의미에서 먼 옛날 지금과는 풍경이 사뭇 달랐던, 지금의 아마존 일대에 서식한 거대 파충류 3마리를 3편에 걸쳐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게 모기랑 뭔 상관이냐고? 아마존은 숲이니까 거기도 모기가 많을 거 아냐. 이것으로 연관성 증명.
?농담이고, 진짜 이유는 저번에 올린 티타노보아 이야기의 연장선상이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티타노보아랑 살던 시기가 약 5000만 년의 차이가 있지만, 같은 대륙에서 살았고 환경 덕분에 거대화를 했고 물이 주 무대인 파충류였고 환경 변화로 멸종했다는 공통점이 있거든. 그래서 저번 호주에 이어 먼 옛날 아마존의 거대 파충류들 3마리를 모아, 3편에 걸쳐 소개하는 시리즈 이야기글을 다시금 쓰게 되었다.
?다만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살던 당시 아마존이 지금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알아야겠지? 그러니 이것부터 설명하고 본문으로 들어가겠음. 우선 현재의 아마존은 지구 최대의 열대우림으로, 그 규모에 걸맞게 내부에 지구 최대의 강인 아마존 강이 흐르고 있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 우거진 숲속에는 온갖 동물부터 시작해 다양한 곤충, 식물들이 살고 있음.
심지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동식물도 많아서, 관련 분야 학자들에게 아마존은 최고의 연구지역이다. 반면 그만큼 맹독성 동식물도 많은 데다, 물속에도 피라냐/칸디루/전기뱀장어/카이만 악어/아나콘다 같은 위험한 생물들이 득실거리는 곳이기도 함. 그래서 그런지 몇몇 학자 분들은 아마존을 녹색 지옥(Green hell)이라는 무서운 명칭으로도 부르는 거 같더라.
하지만 약 2300만 년 전, 이때 당시의 아마존은 지금과 풍경이 사뭇 달랐다. 그때도 숲이 우거져 있긴 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었는데...
?아주 거대한 습지가 지금의 아마존 대신 있었다. 안데스산맥이 없던 시절에는 남아메리카 북부의 강들이 대부분 서쪽 태평양으로 흘렀는데, 안데스산맥이 솟아오르자 지형이 크게 변하게 된다. 약간 솟아오른 산맥에 의해 바구니 같은 오목한 지형이 생성되었고, 여기에 물이 고이기 시작한 결과... 무려 100만 km²(제곱킬로미터) 이상이라 추정되는 엄청난 크기의 습지, 페바스 대습지가 탄생함. 그와 동시에 물길도 북쪽으로 흐르게끔 바뀌었다.
?이렇게 초거대 습지가 탄생하고 전 지구적 온난기까지 다시 찾아오자, 이곳에 살게 된 반수생 파충류들은 거대화를 하며 다시금 전성기를 맞게 된다. 물론 풍부한 담수 생태계가 구성된 만큼, 모든 파충류가 다 거대했던 건 아니지만. 이런 초거대 습지에서 이번 1편으로 다룰 내용은, 슈퍼 거북에 대한 이야기다.
?김두한이 오렌지병으로 쓰러졌던 1972년, 하버드 대학교의 고생물학 팀이 베네수엘라에서 탐사를 진행한다. 그렇게 탐사하던 도중, 고대 거북이의 것으로 보이는 뼈들과 갑각 부분 화석을 발굴해 냄. 이렇게 발굴된 화석들은 고대 및 현생 거북 연구의 대가, 로저 코넌트 우드가 연구를 전담하게 된다.
?*
"아니 이럴 수가...! 이렇게 놀라운 거북이가 남아메리카에 살았었다니! 그러니 네 이름은... 그래 스투펜데미스다!"
우드 박사는 면밀히 연구한 끝에 이게 보통 거북의 화석이 아님을 파악, 1976년에 스투펜데미스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신종 발표를 한다. 이름의 뜻은 '놀라운 거북'. 매우 인상적이거나 놀랍다는 뜻의 스투펜두스(stupendus)와, 유럽에 사는 한 민물거북 종의 속명 에미스(emys)를 합쳐서 만든 이름임.
* 안내 사항
아쉽게도 로저 코넌트 우드 박사는 야외 활동을 주로 해서, 스튜디오에서 찍은 증명사진 같은 게 없다. 거기에 이름이 비슷한 다른 유명인들이 많아 검색해도 엉뚱한 인물의 사진만 나오는지라... 어쩔 수 없이 이전 글들과는 다르게 AI 시켜서 그린 그림을 첨부했으니 이점 양해 부탁함.
?(스투펜데미스의 등딱지 화석과 인간과의 크기 비교)
그리고 이런 뜻의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스투펜데미스는 아주 특별한 거북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민물거북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최대 크기의 개체는 등딱지 길이만 무려 2.86m였음. 머리나 꼬리 고려 안 하고도 저 크기니, 실로 어마 무시하게 큰 거북이라 할 수 있다.
?(스투펜데미스의 전신을 인간과 크기 비교한 그림)
이에 따라 머리랑 꼬리까지 포함하면, 스투펜데미스의 생전 크기는 큰 개체의 경우 3m를 넘었으리라 추정된다. 체중의 경우 1,145kg으로 추정하고 있음. 대략 경차인 모닝보다 조금 작은 정도 사이즈의 거북이라 보면 된다.
?(먹잇감을 탐색하는 2마리의 스투펜데미스 그림)
이런 덩치 덕분에 스투펜데미스는 페바스 대습지에서 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특히 스투펜데미스의 경우 두개골 분석을 통해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식단을 가졌으리라 추정됨. 척추동물부터 연체동물,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먹이도 부숴서 먹었을 거라 한다. 물론 크기가 엄청난 만큼, 먹을 수 있다면 물고기/뱀/악어도 적극적으로 잡아먹었으리라 여겨지지. 이런 폭넓은 식단은 스투펜데미스가 큰 몸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현대 아마존에서 거북들이 열매의 씨앗을 퍼뜨리는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 착안해, 잡식성인 스투펜데미스도 비슷한 역할을 맡았으리라 추측하기도 한다. 떨어진 열매를 거북이 섭취한 후 다른 곳으로 가서, 소화되지 않은 씨앗과 같이 배변하는 것으로 씨앗이 퍼진다. 잡식성으로서 폭넓은 식단을 자랑하는 스투펜데미스 역시, 경우에 따라선 과일을 먹어 씨앗 운반자 역할을 했으리라 보는 것.
?또한 스투펜데미스는 단순 크기 말고도 특기할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귀갑 전면부에 달린 2개의 뿔이다. 몇몇 스투펜데미스들의 귀갑 표본에서 특이하게도 위 그림과 같이, 머리가 나오는 전면부에서 좌우로 뿔 같은 구조물이 2개 있었음. 이 뿔은 또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표본에선 발견되지 않고, 드물게 몇몇 표본에서만 발견된 점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 뿔은 방어용이 아닌, 번식기의 수컷에게서만 나타나는 형질이라 추정하고 있음. 수컷 사슴의 뿔처럼 번식기 때 수컷들이 서로 싸우는 용도로 쓰는 거지. 실제로 한 표본에서 왼쪽 뿔 부분을 따라 깊고 길게 난 흉터가 발견됐는데, 동족끼리 싸우다가 상대방의 뿔에 긁혀서 생긴 걸로 파악되어 가능성이 꽤 높은 가설이다.
?"ㅎㅎ ㅈㅅ ㅋㅋ"
그러나 더 높이 솟아오른 안데스산맥에 의해 환경이 180도 뒤바뀌고, 그로 인해 당시 페바스 대습지에 살던 거대 반수생 파충류들에게 대재앙이 찾아온다. 안데스산맥이 점점 높아지면서 남아메리카 대륙의 기울기가 바뀌었고, 그 결과 물길이 동쪽 대서양으로 트이게 됨. 그렇게 탄생한 아마존 강으로 인해 습지의 물이 빠져나갔고, 이 거대한 습지는 열대우림으로 대체되고 만다.
같은 민물 생태계라도 습지와 강은 서로 완전 딴판인 생태계다. 스투펜데미스는 거대 습지 환경에 맞춰 거대화하고 진화한 거북인 만큼, 강으로 변해버린 환경에선 적응할 수가 없었음. 결국 강으로 변한 환경을 버티지 못한 이 슈퍼 거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현재는 이런 스투펜데미스와 가장 가까운 친척인 아라우거북이 살아남아, 아마존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에서 살기 위해 스투펜데미스와 비교하면 한참 작지만. 그래도 암컷 기준 평균 등딱지 길이가 64 ~ 71cm에 달하는 중형 사이즈의 민물거북이다.
?이리 해서 먼 옛날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아마존에 산 거대 파충류, 1편으로 슈퍼 거북 스투펜데미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다. 유튜브에 애완거북 2마리 키우면서 거북이들 먹방 찍으시는 분이 계신데, 개인적으로 거북이가 귀여워서 종종 찾아서 둘러본다.
그래서 그 거북이들 볼 때마다 스투펜데미스를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짐. 현생 가장 큰 거북인 장수거북(등딱지 길이 최대 1.75m)만 해도 사이즈가 굉장한데, 스투펜데미스는 어떠했을지... 아마 굉장히 무섭겠지 그 사이즈면?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치고, 먼 옛날 아마존에 살았던 거대 파충류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된다. 봐준 사람들 모두 고마워.?
https://playduo.kr/index.html?detail=8fb7240f-0b8f-4c45-900c-b92b0241e7f6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나온 친구 외에도 신기한 고생물들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면 위 이상형 월드컵을 추천한다. 일반인에게도 신기하다고 여겨질 법한 고생물들 128마리를 모아서 열심히 만들었어.



















그럼 민물거북 중엔 쟤가 최대 사이즈고
바다거북 중엔 아르켈론이 최대 사이즈인가
ㅇㅇ 민물거북에 한해선 스투펜데미스가 최대종임. 바다까지 포함한 지구 역사상 최대 크기의 거북은 아르켈론.
아르켈론 스프의 맛은 정말 끝내줬다
그리고 20년 후... 바다거북 스프 집을 찾게 되는데..
민물에 사는 동물이라 잘못 섭취하면 고대 짱짱 쎈 기생충에게 감염되서 죽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