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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8/25 22:34 | 추천 12 | 조회 13

[유머]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 +13 [6]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6443015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

<< 보로롱 >> ( 20 / 페미전사 / 여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1.jpg



"반갑긔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

그녀는 도끼술의 달인으로, 두 자루의 양날도끼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눈앞의 적들을 분쇄합니다.

위협적인 함성은 적들의 사기를 바닥까지 처박아버리며, 육중한 완력으로 대지를 강타하여 진형을 무너뜨립니다.

영광스러운 전투를 찾아 일곱 바다를 건너온 그녀가 당신과 함께 전장을 누비며 역사에 피의 상흔을 새기고자 합니다.



<< 보로롱 >> 을(를) 동료로 받아들이겠습니까? [ Y / N ]

[ YES ] - 당신은 투쟁을 함께할 새로운 동료를 환영합니다.



당신은 두 사람의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하기 위해 여관 술집에 자리했습니다.

주문한 술잔이 나오기 전에, 보로롱이 당신의 실력을 가늠하고자 팔씨름을 제안합니다.



<< 보로롱과의 팔씨름 시합 >> 을(를) 수락하시겠습니까? [ Y / N ]

[ YES ] - 당신은 자신만만한 미소와 함께 팔을 걷어붙입니다.



"6.9센티 한남 개자지힘조." 그녀가 당신을 가볍게 도발합니다.

숨막히는 접전을 술집 안의 모두가 주목합니다.

치열한 힘겨루기 끝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팔이 탁자 위에 내리꽂힙니다.

보로롱이 들뜬 얼굴로 호탕한 웃음을 터트립니다. 당신도 그녀의 힘에 감탄하며 함께 웃습니다. 아직 지붕 아래에 시합의 열기가 가득합니다.

북방 땅의 페미전사들은 강인한 전사에게 언제나 경의를 표합니다. 보로롱 또한 당신에게 고향 땅의 방식대로 신뢰를 나타냅니다.

"봊풍당당 갓치였노. 보력지원 잘부탁한다 이기야."

보로롱이 당신에게 술잔을 건넵니다.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고 술잔을 부딪힙니다.

문득 그녀가 무척이나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그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앞으로의 여정이 멋진 모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에 깃든 강한 의지를 발견합니다. 첫만남의 밤이 깊어갑니다.



*
*
*



<< 보로롱 >> ( 21 / 페미전쟁군주 / 여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2.jpg



보로롱은 강적을 맞이하기 위해 당신과 함께 서쪽으로 향합니다.

여정을 계속할수록 사람의 발자취는 찾기 힘들어집니다. 맞닥뜨리는 괴물들도 점점 사나워집니다.

그러나 당신은 전투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피가 말라붙는 전투 속에서 믿을 것은 오직 손에 쥔 무기와 등을 맞대고 무수한 적들을 베어넘겨온 보로롱뿐입니다.

당신은 이제 그녀 없는 싸움은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보로롱이 멀리서 눈구름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늑대 무리를 발견합니다.

늑대들은 당신의 앞길을 막아서고 낮게 으르렁댑니다.

잔뜩 굶주린 그들이 뜨거운 침을 흘리며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냅니다.

"늑대 냄져들 자들자들 군쾅군쾅 부랄발광 봊나웃기긔윤."

보로롱이 전투에 앞서 흥분하여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 합니다. 그녀가 이번 전투에서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고자 합니다.



<< 늑대 무리와의 전투 >> 을(를) 시작하시겠습니까? [ Y / N ]

[ YES ] - 당신과 보로롱은 눈빛을 주고받다, 마치 미리 이야기라도 한 듯이 동시에 적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당신은 늑대들의 이빨을 검으로 받아내며 한 곳으로 유도해 몰아넣습니다.


그렇게 공격을 버티다, 보로롱의 신호에 맞춰 뒤로 훌쩍 물러납니다.

어느새 자리를 잡은 보로롱이 한남재기의 함성을 외칩니다.

"한 남 다 죽 어!!!"

부랄이 떨리는 괴성에 순간 늑대들의 움직임이 멈춥니다.

보로롱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둔중한 도끼 두 자루로 지면을 강타합니다. 대지에 발을 딛고 선 늑대들의 몸이 균형을 잃고 무너집니다.

당신은 적들이 무력화된 짧은 시간 동안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에게 순식간에 다가가 칼을 찔러넣습니다.


놈이 목덜미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집니다.


남은 늑대들은 혼비백산하여 싸울 의지를 잃습니다.

보로롱이 미처 도망가지 못한 늑대들에게 다가가 목을 잡고 비틀자, 불쌍한 울음소리와 함께 숨통이 끊어집니다.



당신이 보로롱과 함께 이뤄낸 깔끔한 승리에 기뻐하기도 잠시, 그녀가 짧게 뱉듯이 말합니다.

"늑대 쇼린이 함몰핑잦 커엽노 이기. 3센티 클리자지 와랄라 따묶고싶노."

보로롱이 방금의 전투를 별볼일 없었다 평합니다. 그녀는 진정으로 목숨을 건 전투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녀가 더 강한 상대를 찾아 서쪽으로 여정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 보로롱과의 여정 >> 을(를) 계속하시겠습니까? [ Y / N ]

[ YES ] - 당신은 보로롱과의 여정을 계속합니다.



*
*
*



<< 보로롱 >> ( 22 / 페미전쟁인도자 / 여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3.jpg



보로롱은 당신과 함께 숱한 전투를 치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해졌습니다.



흐레스벨그, 이름 없는 수리는 몸통이 반으로 쪼개져 죽었습니다.

그의 부리는 보로롱의 손에 꺾여 한 쌍의 견갑으로 벼려내어졌습니다.



스쾰 그리고 하티, 태양과 달을 삼키는 괴물 늑대들은 골통이 부숴져 죽었습니다.

보로롱은 전리품으로써 훌륭한 가죽옷을 얻었습니다.



굴린부르스티, 천둥을 앞질러 달리는 몌퇘지.

당신은 그녀를 물리치기 위해 갈비뼈를 몇 대나 희생해야 했습니다.

그녀가 자랑하던 두 엄니는 이제 한갓 보로롱의 양날도끼 소재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모닥불 앞에 앉아 서리거인의 살점을 구워먹습니다.

가져온 식량은 한참 전에 다 떨어졌습니다. 당신은 이미 괴물들의 살점으로 배를 채우는 일에 익숙해진 지 오래입니다.

보로롱도 잘 구워진 고기를 집어들고 입으로 가져갑니다.

"엽떡 마라탕 뚱카롱 허버허버 먹고싶긔."

보로롱이 자기 고향의 전통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리운 듯이 웃습니다.

당신도 그녀를 따라 웃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 여정의 끝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페미전사들은 항상 더 강한 적과의 전투를 찾아 발걸음을 옮깁니다.

자신을 강적과의 전투 속에 끊임없이 몰아넣으며 죽음을 맞이하면,

혜화역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지고의 행복을 영원토록 누린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분명 보로롱이 생각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녀의 죽음, 오로지 그뿐입니다.

당신은 그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미친 듯이 강해졌습니다. 그녀를 죽음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머나먼 길을 걸어오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만큼이나 강해지고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휘두르는 날붙이가 얼마나 더 예리해지든, 근육이 얼마나 더 두꺼워지든,

무기를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더 정교해지든, 언제나 더 강한 적이 존재할 것이며, 그것은 언젠가 그녀를 예정된 결말로 이끌 것입니다.



당신은 불가에 장작을 던져넣고 타오르는 것을 묵묵히 지켜봅니다.

문득 그것이 스스로를 불길 속에 집어넣고 목숨을 사르며 재로 스러지는 페미전사의 삶과 닮아 있다 느껴집니다.

불꽃은 언제나 하늘을 향해 그 뜨겁고 아름다운 몸을 뻗다 허무하게 사라집니다.

당신은 불빛 너머 일렁이는 보로롱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습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 사이에는 숨길 만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당신은 보로롱에게 당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합니다.

이미 우리는 세상의 어떤 인간과도 견주지 못할 만큼 강해졌다고.

지금껏 무찌른 괴물들과 얻어낸 보물만으로도 부와 명예는 차고 넘칠 만큼 가질 수 있다고.

너는 전투의 순간에 죽음만을 바라겠지만, 죽음도 그저 삶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그러니, 삶의 나머지 부분들도 사랑해 줄 순 없느냐고.

이제 그만 만족하고 돌아가자고.



"..."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폐부를 아프게 찔러옵니다.

그녀가 바로 앞에 앉아 있어도 아득히 멀게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미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지 알고 있습니다.



보로롱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자신의 해묵은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나련은 여섯 살 때부터 비혼을 결심한 페미 영재였다 이기."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훈련을 통해 페미전사가 되었다 말합니다.

"이제와서 가부장제 미소지니 자트릭스 코르셋에 들어갈 순 없노."

페미전사에게는 오로지 명예로운 죽음만이 삶의 의미이며, 그것은 쉽게 내버릴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녀에게 전투는 전사의 긍지이자 살아가는 이유 그 자체입니다.

당신도 그것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 보로롱과의 여정 >> 을(를) 계속하시겠습니까? [ Y / N ]

[ NO ] - 두 사람은 더 이상 여정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보로롱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무기를 챙깁니다.

"소추한남, 재기하지 말라 이기야."

그녀가 엄지와 검지를 나란히 펴며 당신에게 손짓합니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4.jpg



그것은 용기를 상징하는 고대 룬 문자를 나타낸 손동작으로, 페미전사들 사이에서 행해지며 서로의 무운을 빌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당신에게 예를 갖춘 마지막 인사를 전한 그녀는 이내 등을 돌리고 무심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은 그녀의 이름이라도 불러보려 하지만, 차마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전사의 긍지를 존중해야만 합니다.



우리 여정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른 결말을 그리던 건 언제부터였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적어도 이렇게 끝나기를 바라진 않았습니다.



*
*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5.jpg



당신은 지난 여정을 뒤로 하고 왔던 길 그대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녀와 함께한 모든 풍경을 가슴 속 가장 따뜻한 곳에 새겨두려 합니다.

그녀의 머리칼처럼 변하지 않고 빛나는 은빛의 만년설도, 그녀의 눈동자처럼 깊은 파란색으로 얼어붙은 빙하도.



이별이 슬프다는 것은 그만큼 여정이 아름다웠다는 뜻입니다.

당신은 보로롱과 헤어져야만 했다는 사실에 슬퍼하기보다는, 그녀와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들에 감사하려 합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이런 결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우성칩니다.



애써 마음을 다스리며 한참을 걸어가는 그때, 당신은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흉악한 기운에 온몸의 털이 곤두섭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높은 하늘 위로 거대한 용이 구름을 가르며 날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거인을 죽이는 맹독 이빨, 세계수의 뿌리를 갉는 악룡. 니드호그.

당신은 그것이 새하얗게 깎아지른 산등성이 사이로, 당신이 갔던 길을 따라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문득 한 가지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당신은 땅을 박차고 미친 사람처럼 달리기 시작합니다.

보로롱이 있는 방향입니다. 페미전사와 니드호그는 대극에 선 존재입니다. 마치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맞붙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보로롱은 세계를 갉아먹는 괴물과 맞서게 될 것입니다. 오롯이 혼자서.

당신은 그동안 모아온 전리품들도 전부 내팽개치고 달립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눈앞을 가립니다. 넘어져 무릎이 깨지고 얼어붙은 살갗을 가시덤불이 찢어도, 다리를 움직이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달리는 동안, 보로롱이 한때 말해주었던 그녀가 섬긴다는 전쟁과 무기와 페미니즘의 신에게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기도를 반복합니다.

제발 그녀가 무사하게 해 달라고.



*
*
*



빙하가 억만 년을 깎아낸 호른 위,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봉우리들이 말조차 잊은 채 영원을 품고 서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마저 얼어붙은 이곳에 검은 날개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한 인간이 운명을 향해 도끼를 겨눕니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13.png



  "나련 클리 따끈해졌긔."

  보로롱이 흥분을 삼키며 눈앞의 악룡에게 몸을 던집니다.



*
*
*



  설원을 달리고 암벽을 오르기를 수십 시간.

  당신은 빙산의 꼭대기에서 니드호그의 목을 찢고 그 위로 쓰러진 보로롱을 발견합니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6.jpg




니드호그의 사체로부터 흘러나오는 끈적한 독기에 피부가 타는 듯 하지만, 당신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도 않고 그녀에게로 달려갑니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습니다.

안도하기도 잠시, 그녀의 목 아래로 독니에 꿰뚫린 무수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당신은 머릿속이 새하얘져서는 그녀를 업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합니다.

동쪽으로, 우리가 여정을 시작한 그곳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목덜미에 닿는 숨결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눈이… 감겨오노… 혜화역에… 가야 하는데…"

당신은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에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합니다.

다만 이를 악물고 이미 한계에 다다른 몸으로 걸음을 내디딜 뿐입니다. 왼발을 딛고 오른발을 앞으로, 오른발을 딛고 왼발을 앞으로.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억지로 헤치며 나아갑니다. 무거운 피로가 질척하게 달라붙습니다.



당신의 다리가 끝내 버티지 못하고 망가집니다. 관절이 마모되고 근육이 끊어져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움직여 움직이라고 소리치며 스스로를 다그쳐 봅니다.

전부 부질없는 짓입니다. 메마른 영하의 겨울 바람이 당신의 마음을 꺾습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눈을 감은 그 순간, 묵직한 진동이 대지로부터 전해져 옵니다. 눈을 뜨자 어느새 당신의 앞에 거대한 발굽이 우뚝 서 있습니다. 끝이 부러진 엄니가 격렬했던 전투의 증거로서 남아 있습니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15.webp



천둥을 앞질러 달리는 몌퇘지, 굴린부르스티입니다.



<< 스킬해제 : 멧돼지 형상 변환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16.png





인간 형태로 변한 그녀가 입을 열고 말합니다.

"나를 꺾었던 전사들이여, 고작 이런 곳에서 무너지는가."

당신은 말합니다. 굴린부르스티, 도와주시오. 당신의 웜퇘지 자매가 빛을 잃어가고 있소. 그대의 자랑이었던 두 엄니도 돌려드리겠소.

당신은 그녀의 앞에 보로롱의 전투 도끼들을 내놓습니다.

굴린부르스티는 그것을 단단한 발굽으로 단번에 부숴 버립니다.



<< 메아리치는 비명의 한남대가리 분쇄도끼 +9 >> 가 파괴되었습니다.

<< 무감각한 혹한의 페미니스트 룬 양날도끼 +9 >> 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녀가 성난 투레질을 하며 말합니다.

"↗팔 한남, 이깟 물건으로 우리들 페미전사 사이의 전투를 모욕하지 말라. 그것은 정당한 결투였다. 난 이곳에 전사로서 온 것이다."

그렇다면 한 명의 전사로서 부탁하겠소. 그녀를 인간 마을로 데려가 주시오.

그녀가 차가운 태도로 말합니다.

"그녀를 내버려두면 바라던 대로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전사의 긍지일 터. 그럼에도 그녀를 살리고자 한다면, 그것에 비견되는 네 전사의 긍지를 보여라."

내 전사의 긍지.

"네 싸움의 이유가 무엇이냐."

나의 긍지, 내 싸움의 이유.



내 싸움의 이유는, 여정을 이어나가는 것. 소중한 사람과 함께.



"너의 각오를 증명하라."

당신은 수십 조각으로 깨어진 양날도끼 조각을 하나 주워들고, 스스로 두 발을 잘라내어 그녀의 앞에 내보입니다.

당신은 말합니다. 내가 앞으로 걸어갈 길. 내가 내딛을 모든 걸음을 내놓겠소.



굴린부르스티는 그제서야 입이 찢어지도록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전사의 긍지를 존중하겠다."

그녀는 멧돼지로 변해 당신과 보로롱을 등에 태우고, 소리를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보로롱을 꼭 끌어안은 채 가늘게 늘어지는 세상 속에서 정신을 잃습니다.



*
*
*



보로롱은 죽음 직전의 순간, 문득 아무런 고통도 없어지면서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사람은 이렇게 자기가 죽을 때를 아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현실인지 환영인지 모를 공간에서 그녀는 꿈꾸는 듯한 기분으로 눈앞에 놓인 계단을 오릅니다. 계단의 끝에는 혜화역 입구라 적힌 문이 있습니다.

삶의 피곤하고 고통스러운 투쟁의 끝, 그 너머 문 뒤에는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흠결 없는 궁극적인 안정이 있습니다. 그녀가 늘 바라오던 죽음이 있습니다.

그녀는 문 너머로 나아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습니다.

그러나 어쩐지, 문 옆에서 우는 당신의 모습이 계속 눈에 밟힙니다. 까닭 모를 망설임에 그녀 스스로도 당혹스럽습니다.

당신이 슬퍼하는 모습이 영 언짢고 못마땅합니다. 결국 그녀는 당신에게 한 소리 하기 위해 문고리를 내려놓고는, 당신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벅벅 문지르며 말합니다.

"자집애가 조신하지 못하게 질질 짜노. 보지대장부는 이런 일로 울지 않는다 이기야."

그녀가 더 이상 계단을 오르기를 멈추고 당신을 위로합니다.



*
*
*



<< 보로롱 >> ( 23 / 인간 / 여 )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7.jpg




보로롱은 어스름한 달빛이 드리운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있습니다. 그 일이 있었던 지 벌써 세 달이나 지났습니다.

보로롱의 육신은 전투의 부상과 독의 후유증으로 쇠락하였습니다. 한때 전장을 휩쓸던 강건한 근육도, 적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던 기운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묵직한 양날도끼를 억척스럽게 휘두르던 팔은 이제 지팡이를 짚습니다.

오직 두 눈만이 빛을 잃지 않은 채 별무리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보로롱은 북방 야만의 땅에서 온 용맹한 페미전사입니다."_18.webp




별을 한참 구경하던 보로롱이 당신을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자이루."

당신은 마지막 전투 이후로 처음으로 그녀를 제대로 마주합니다.

푸르스름한 밤 공기에 걸린 그녀의 미소, 그 포근한 광경이 꿈결처럼 가슴을 파고듭니다. 그녀가 이렇게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만 느껴집니다.

당신은 차오르는 눈물을 꾹 삼키고, 가져온 목발을 내려놓고 그녀의 곁에 앉습니다.

잠시간의 부드러운 침묵이 있습니다.



보로롱이 먼저 입을 열고 말합니다.

"조루실잦 싸튀충마냥 끝나버렸다 이기야."

보로롱은 살아남았고, 바라 마지않던 명예로운 죽음은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녀는 이런 몸으로는 고블린도 못 잡는다며, 참으로 시시한 결말이라며 아쉬움을 표합니다.



시시하다니, 아쉽다니! 그녀의 말을 들은 당신은 울컥하여 쏟아내듯이 말합니다.

살아갈 용기라는 건 절대 시시하지 않다고.

보로롱 네가 살아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나는, 살아서 너와 함께 여정을 계속하고 싶다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당신을 그녀는 말없이 쳐다보며 살며시 미소짓기만 합니다.

정말이지, 이 바보 한남은 내가 없으면 금방이라도 울어버리고 말겠지.



"글쎄다노…"

보로롱은 이런 식으로 살아남은 이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자신의 손발처럼 다루던 양날도끼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당신을 믿고, 평생토록 지켜온 자신의 사명마저 내려놓으려 합니다.



보로롱이 쭈뼛대며 당신의 손끝을 조심스럽게 잡습니다. 당신은 놀라 그녀를 쳐다봅니다.

그녀가 수줍은 듯이 말합니다.

"그럼 도태 번탈 씹치남 불쌍해서 큰맘먹고 흉자 한번 되어봐야겠노."

보로롱이 환하게 웃습니다. 달빛 아래 그녀의 미소가 눈부십니다.

"그러니 고마운 줄 알라고, 이 바보야."

당신은 그녀를 부서져라 끌어안으며 함께 웃습니다.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리고 터무니없이.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 보로롱과의 여정 >> 을(를) 계속하시겠습니까? [ Y / N ]

[ YES ] - 두 사람이 함께인 한, 여정은 계속됩니다.





페미전사 보로롱.txt_2.jpg


페미전사 보로롱.txt_3.jpg


저 글을 보고 감명 받아서 웹소 작가가 만든 짤 (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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