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독일군의 유인책에 걸린 데본셔 연대 2대대를 구하란 임무를 받은 주인공 스코필드
통신선이 끊겨 명령의 원격 전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명령서를 직접 들고 가지 않으면 연대원 1600명이 몰살당할 판.
결국 부비트랩에도 걸려보고, 불타는 폐허에서 추격전도 해보고
강으로 도망치다 시체 위로 기어오르기도 하는 등 온갖 개고생 끝에 도착.
그러나 최대한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공격 개시 일보 직전이라
아군 돌격 대형을 가로질러 뛰어간다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지휘부에 들어감.
넌 누구냐며 가로막는 병사들까지 어찌저찌 뿌리친 후
2대대 지휘관 맥켄지 중령에게 중지 명령서를 전달하는데 ...
"이미 너무 늦었다, 병장."
"중령님, 사령부 명령입니다. 반드시 읽어보셔야..."
"그딴 명령은 예전에도 들어봤다. 500야드만 더 가면 승리가 목전인데 지체할 순 없어.
적을 몰아세웠는데 기다리고만 있으라는 거냐?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아예 듣지도 않고 말을 끊어버린 채 진격을 주장하는 맥켄지.
"그게 바로 독일놈들이 바라는 겁니다."
"몇 달이나 계획을 짜며 중령님께서 공격하기만을 바라고 있단 말입니다."
"제발, 제발 한 번만이라도 명령서를 읽어주십시오."
하지만 스코필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독일군의 계획을 말하며 읍소하고
맥켄지는 보는 눈이 많다 보니 탐탁치 않아하면서도 일단 내용을 읽는다.
"공격 중지시켜."
결국 2차 돌격 1초 전에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중지시키는 데 성공.
"오늘은 그래도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 희망이란 위험한 것이야."
"지금은 이렇게 끝나지만, 다음주가 되면 사령부에서는 또다른 명령이 내려올 거다."
"'새벽에 공격을 개시하라' 라고."
"이 전쟁을 끝내려면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계속하는 거지."
그러나 맥켄지 중령도 알고는 있다.
스코필드가 가져온 이 종이가 사령부의 뜻이라는 것을.
하지만 어차피 오락가락하는 명령으로 어차피 곧 공격이 재개되어
병사들이 다시 죽어나가리란 것에 그저 절망 섞인 탄식만 할 뿐.
주인공의 고난길을 옆에서 지켜본 관객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말은 듣지도 않고
다짜고짜 공격만 주장하니 당연히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지만
이내 그 또한 전쟁에 지친 한 명의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연출이 탁월했던 장면.
오늘의 명령 취소로 오늘은 죽지 않겠지만
내일의 돌격명령으로 내일은 다시 수많은 병사들이 죽는 상황...
그냥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던...
1차 세계대전이 끔찍한 게 저거라더라.
얻은 땅이 전사자 묻기에도 부족한 그런 전쟁..
"씨1발, 저기 한 번 봐봐라."
"저 땅 1cm 때문에 3년 동안 죽어나간 거였다니. 그냥 좀 주면 안 됐냐고."
ㅈ같은거 어떤식으로든 빨리 끝내고 싶은데
사령부에선 이래라저래라....
소모전이니까...
친구 없는 오이가 뭘 알아!
사람이란게 평상시에도 정신적으로 조금만 피곤하면 이상한 판단을 내리는데
전쟁시에는 오죽할까
저 대령한테 명령서 줄 땐 명령서를 꼭 사람 많은 곳에서 조언하는 것도 되게 인상 깊었음
6마일 전진하려고 50만이 갈려나간 전쟁.
그리고 히틀러라는 괴물을 낳은 전쟁.
" 이제 내 앞에서 꺼져. "
실제 저기 나온 연대도 1년뒤에 대부분 다 죽었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