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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1 및 2에 대해 사람들이 의외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2에서 딱지맨 공유는 빵과 복권을 사들고 탑골 공원에 가서
노숙자들에게 빵과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노숙자들은 대부분 당장 배고픔을 해결할 빵대신 복권을 선택하죠.
꽝만 나오는 복권을...
공유는 빵을 바닥에 쏟고 다 짓밟습니다.
여기에 대해 딱지맨 공유는 자신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 몬 것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 선택한 거라는 정당성을 표현하는 거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1편에서도 사람들은 게임 진행 여부를 스스로 선택하고 2편에서도
매 게임이 끝나면 추가 게임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고 특히 이를 민주적인
투표라고 설명하는데, 심지어 나중에 그 게임을 통해 사람이 죽어나가고
실제로 본인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 스스로 그걸 선택하는
이유도 나오죠.
빛덩이로 사느니 죽는 게 낫다라는 식...
여기까지만 보면 성기훈이 왜 빵을 버리고 게임 중단을 위해 다시 뛰어들고
사람들은 그런 성기훈 편에서 총질까지 하는지가 납득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저는 성기훈 편에서 이해를 할 수 있는 근거로 공정성을 말하고 싶네요.
사람들은 그 게임을 통해 본인들이 죽을 수 있다는 게임 규칙에 대해
사전에 어떤 공지도 받지 못합니다.
물론 사람이 죽어나가는 걸 알고나서도 다수가 추가 게임에 찬성하고 그
이유도 설명하지만 말입니다.
성기훈이 하는 건 복수가 아니고 그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이고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에 대한 소중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타인의 목숨을 희생한 댓가로 돈을 차지하는 게임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중요하죠.
성기훈이라는 인물은 그래서 게임을 없애려는 것인데 오징어게임을 리뷰하는 한국
사람들은 의외로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영화가 재미 있는지 아닌지 등의 기술적인 부분만 중점적으로 볼 뿐...
이 영화 감독이 말하려는 세계관은 그런 말도 안 되는 비윤리적인 게임을 만들어
사람 목숨을 희생하는 구경거리를 즐기는 졸부들의 존재와 그런 부조리를 없애려
대항하는 성기훈의 충돌인데 말이죠.
어쩌면 이런 오징어게임의 세계관은 우리나라 현실과도 닮았죠.
민주주의 투표를 통해 선택한 세상, 그럼에도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고
그렇게 계엄을 선포하고...
오징어게임에서 게임 진행자가 민주적인 투표라고 말하는 그 장면에서 저만
의문을 가진 건 아닌지...그게 왜 민주적?
그건 민주주의 핵심은 국민이 그 주인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민주주의 실행 방식의
하나인 다수결 투표를 가리키기에는 무리인데 말이죠.
민주주의는 다수결 투표 하나로 완성되는 게 아니고요.
한국인들 중 오징어게임 2에 대해서 불평하는 목소리 대부분은 오징어게임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실 민주주의는 웃고 즐기는 오락이 아니고 사람의 소중함을 지키고 무너진 그 가치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세상임을 모르고 돈만 쫓는 타락한 지옥으로 만든 건 무엇일까요?
댓글(6)
완벽히 이해하셨군요. <-- 전혀 모름
그동안 걸어왔던 길이 타인에게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첫 번째 댓글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완벽히 이해하셨군요. <-- 전혀 모름
제 생각을 검증까지 해주시다니 ㄷㄷㄷㄷ
민주주의 다수결이 정당한건지? 그래서 그 체계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다수결에 따라 사람들은 게임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성기훈이 어떻게보면 그 시스템의 반란을 둔 내란동자? 한국의 상황을 잘 보여준거 같았습니다. 단순 오락용은 아니었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