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귀갓길에 우동 전문점이라고 적힌 가게가 있었음 대충 작은 라멘가게만한 진짜 한칸짜리 가게였는데
맨처음에 그 가게를 발견한건 자주 같이 귀가하던 친구였음
그 친구가 혼자 동네 돌아다니면서 숨은 맛집 찾는거 좋아하거든(게다가 이상하게 잘 찾음)
하루는 같이 귀가하는 길에 그 우동 가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 한번 가보고싶은데 저 가게는 문 여는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더라고. 그걸 듣고 나도 좀 희한한 가게네 싶었음. 그 이후로 몇번씩 오고가면서 우동가게 쳐다본 적이 있는데
한번도 문 열은걸 본적이 없었음
그 이후로 그냥 거기 가게 있는 것도 까먹고 살았는데
어느날 새벽 3시 넘어서 잠도 안오고 배고파서 편의점에 갔다가
대충 먹을거 사서 오는 길에 집가는 골목길이 좀 무섭기도해서 평소랑 다르게 도로옆 길로 돌아오는데
ㅅㅂ... 그 우동가게 불이 켜져있는 거임
바로 폰 꺼내서 친구한테 야 니가 말했던 그 우동가게 문 열었는데??? 이렇게 카톡 보내고
가게 근처에서 한 5분동안 망설였음...
사람은 커녕 차 한대 안다니는 새벽 어두 컴컴한 도로.. 홀로 불 켜진 우동가게..
이걸 들어가봐? 말아?
기대감, 왠지 으시시함, 조금 신기함 등 이상한 기분에 짬뽕된 상태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음.
아마 내가 긴장해서 분위기에 좀 취했던거 같은데
문열고 들어가는 순간 난 내가 80년대로 시간여행했는줄 착각했다
좁다리한 통로에 우동집 답게 카운터석도 있는데 나무식탁은 ㄹㅇ낡아빠졌고
벽타일은 90년대 공중목욕탕에서나 보던 그런 타일..
뭔진 모르겠는데 어디서 향긋한 약품냄새같은게 나는데
무표정인 사장님만 주방에 떡 하니 서있었음
조용한 가운데 여름이라 낡아빠진 선풍기가 탈탈탈탈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
나는 좀 멍때리다가 메뉴판 보고 2500원 짜리 가락우동을 하나 시키고 자리에 앉았음
우동 나오길 기다리고 있으니까 가게 안쪽에서 웃음 소리가 들리더라 안쪽에도 자리가 더 있는거 같았음
등을 뒤로 기울여서 가게 안쪽 가려졌던 곳을 보니까 한 중년 커플?이 하하호호 웃으면서 식사하고 있더라고
근데 또 환장하는게 이 커플 복장도 요즘사람 같지가 않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옛날 스타일에, 머리도 헤어스프레이 떡칠했는지 반들반들하고
(아까 그 냄새가 헤어스프레이 냄새인걸 이때 알았다)
난 혼자서 내가 미친건가.. 생각했다
마침내 사장님이 김 모락모락 나는 우동을 대령하셨는데 이마저 옛날스타일...
분식집 느낌나는 스타일의 우동국물에.. 화룡점정으로 면이 하얀색 굵은 우동면이 아니고 짜장면에 쓰는 납작한 노란색 면.. 맙소사ㅋㅋ
기묘한 기분에 휩싸여서 주위 두리번대면서 같이 나온 단무지랑 먹기 시작했음. 특별히 맛있지도 않지만 맛이 없지도 않았다
가격이 착하니까 됐지 뭐...
여름 밤에 불켜진 집이라 그런지 가게에 풀벌레들이 날아다녀서 솔직히 빨리 먹고 나가고싶었음
어쨌든 국물까지 다 먹고 계산하고 나왔다. 사장님은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표정 한번 안바뀌시더라
이상한 경험이었음
친구한테 얘기해줬더니 그 가게 다시 가면 없어져있는거 아니냐고 카더라
아쉽게?도 현실은 영화가 아니니 그런 일은 없었고
이후 그 우동가게를 주의하게 되다보니 가게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더 알게되었는데
나름 충격적이었지만 의외일 뿐이지 미스테리하지는 않았음
첫째는, 적어도 새벽 2시부터 장사하고 아침에 문닫는 집치고는 장사가 꽤 잘된다는 거고
둘째는, 우동전문점이래놓고 우동보다 곁다리로 파는 불고기가 더 잘 팔림... 사장님 가게 닉값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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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가 맛있는 라면집 같은건가
ㅅㅂ ㅋㅋㅋㅋㅋ
햄버그 가게 이야기 떠으로네
퇴근길에 낡은 햄버그 가게 발견해서 햄버그 하나 포장주문하고 집에와서 먹을려고 쪼갰는데 단면에 머리카락이 잔뜩 삐져나왔다는 썰
점장 : 그거 머리털 아닌데
우동에 불고기라니 마싯겟다
우동에 불고기...
북성로 아냐?